올해 백화점 고객들의 소비 경향은 'HOPE(Healing·One-stop Shopping·Premium·Entertainment)'로 요약됐다.
롯데백화점은 11일 올해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장기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불황으로 지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힐링' 트렌드가 두드러졌고 아웃렛을 중심으로 '원스톱 쇼핑'이 강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프리미엄 패딩 열풍이 단적으로 증명하듯 불황속에도 품질을 검증받은 일부 제품은 품귀 현상을 빚었고,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한해였다.
올해 힐링 바람은 의류에서 거셌다.
백화점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의 오렌지, 레드 등 컬러풀한 색감의 의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0% 증가했고, 빠른 증가세에 있는 SPA(제조유통일괄화) 상품군에서도 화려한 색감의 의류가 연평균 25%의 신장률을 보였다.
자연속의 힐링을 위해 캠핑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깝게 늘었고, 향초 등 제품 판매도 60%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아웃렛 매출도 가파른 상승을 이어갔다.
롯데의 아웃렛 매출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는 연간 매출 1조5천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측됐다.
매출 1조원에 이를 때까지 걸린 시간이 5년임을 감안하면 시장성장에 기하급수적 가속도가 붙는 셈이다.
롯데측은 올해 9개 아웃렛 전 곳이 모두 두자릿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또 불황이 장기화하며 지갑을 닫아걸기만 하던 소비자들이 일부 검증된 제품에 대해서는 아끼지 않고 구매하는 '프리미엄 선호'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올해 가장 큰 이슈였던 '프리미엄 패딩' 열풍이 단적인 예다. 대형마트 등에서도 판매를 시작한 '캐나다구스'는 올해 유통량이 3배 가까이 늘었음에도 작은 사이즈 제품은 지난달초 이미 완판됐다.
70만∼80만원대의 아웃도어 패딩류 인기도 여전해 롯데백화점의 올해 아웃도어 상품군 매출은 꾸준히 두자릿수대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고객층 확보를 위해 백화점이 단순한 쇼핑공간에서 복합 놀이 공간으로 진화한 것도 올해의 주목할만한 트렌드라는 게 롯데의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신헌 대표는 그동안 "우리의 경쟁상대는 캠핑, 단풍놀이 같은 놀이문화"라며 즐거움이 넘치는 백화점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가을 정기세일 당시에는 고객앞에서 깜짝 마술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백화점 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그나마 희망의 단초를 찾을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