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숙청되고 그의 일부 측근들이 처형당하는 등 `피바람'이 불었지만 평양 거리 풍경과 주민들 모습에서는 별다른 변화를 감지할 수 없었다고 교도통신이 11일 현지발 르포기사에서 전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연일 장성택 숙청 사실과 그를 비판하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지만 평양 주민들에게서 정치적 대격변의 후유증은 좀처럼 감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촉구하는 표어와 장거리 로켓 발사 1주년(12월12일)을 기념하는 표어, 경제발전을 강조하는 간판 등은 평양시내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었지만 장씨의 몰락을 시사하는 표어나 간판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핵개발에 대해 직접 언급한 슬로건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 등 "도발적인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신 의료설비를 갖추고 지난 10월 문을 연 `옥류아동병원'의 한 여직원은 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지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만 믿고 따른다"며 "(장성택과 같은) 그런 자들이 몇명이 있건 우리의 일에는 어떤 지장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장성택 숙청 소식은 평양주민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교도는 밝혔다.
일부 주민들은 외국인들에게 `장씨의 실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고, 또다른 일부 시민은 공표된 장성택의 죄목에 여성관계와 마약 문제까지 적시된데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시내 한 호텔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활동상을 담은 사진이 붙어 있었지만 장성택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은 지난 2006년 9월1일 평양에 지국을 개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