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즌 성공하려면 금주 쯤이야!'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내년 일본에서 활약할 최강 마무리 오승환은 시즌 뒤 철저한 금주를 실천하는 등 벌써부터 몸 관리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한신 입단식 때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삼성의 최강 마무리에서 내년부터 일본 한신의 수호신으로 활약할 오승환(31). 요미우리와 함께 일본 최고의 인기구단으로 꼽히는 만큼 벌써부터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방문 중인 오승환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12일 '오승환은 스토아 철학자, 오프 시즌의 '한류' 격려회에서도 금주 관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일본 무대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런저런 이유로 술자리가 늘게 마련인 시즌 뒤에도 절주를 실천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 신문은 "오승환이 올 시즌 뒤 술을 입에 댄 것은 건배 정도"라면서 "꽤 금욕적으로 절제하고 있다"는 한신 구단 관계자의 말도 인용했다. 이른바 금욕주의로 알려진 '스토아 학파'를 제목에 차용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많이 뛰지 않는 야구 경기의 특성 상 8, 90년대는 시즌 중에도 술을 마시즌 선수들이 꽤 있었고, 암묵적으로 용인됐던 것도 사실이다. 선동열 현 KIA 감독이 현역 시절 밤새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완봉승을 거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몸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시즌 중에는 술을 마시는 선수들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시즌 뒤에는 금주령이 해제된다. 오승환 역시 시즌 중에는 금주하다 오프 시즌에는 어느 정도 술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진출 첫 시즌을 맞는 올해는 금주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데일리스포츠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고, 마셔도 건배 시 한 입 정도였다"는 오승환의 멘트도 실었다.
이 신문은 "과거 한국에서 성공하고 일본으로 건너온 선수는 현지 자국 고관이나 재계 관계자의 모임에서 윗사람들의 술 권유를 거절하기 어려웠다"면서 "2004년 국민적 영웅 이승엽도 지바 롯데 시절 '격려회' 성격의 행사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승엽은 2005년 지바 롯데를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최고 명문 요미우리로 진출한 바 있다.
평소 웨이트 훈련 등 오승환의 자기 관리는 정평이 나 있다. 원정 시 오승환과 룸메이트였던 삼성 심창민이 "승환이 형은 평소 말이 없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대단하고 몸 관리하는 것은 정말 배우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다만 데일리스포츠의 기사는 한신을 주로 다루는 만큼 노파심 차원의 성격이 짙다. 이 신문은 "오승환이 일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렵게 자신을 컨트롤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금주의 이유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