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느낌이 없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51) 여사가 16일 보도된 마이니치(每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취임 1년이 아내의 눈에 어떻게 비쳤졌느냐'는 물음에 내놓은 답변이다.
남편인 아베 총리가 첫 임기(2006년 9월∼2007년 9월) 때는 '각료 경험도 없는 내가 괜찮을까'라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두 번째 총리직을 수행하는 현재는 달라졌다는 게 아키에 여사의 평이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아키에 여사가 평가한 것처럼 안보 정책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책 등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올해 7월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를 개정하고 (자위대의) 존재와 역할을 명기해 나갈 것"이라고 '우경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9월 미국 허드슨연구소 초청 강연에서는 "나를 '우익 군국주의자'라고 부르고 싶다면 부디 그렇게 불러달라"며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포함한 일본의 '적극적 평화주의'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최근에는 지지율 50% 선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 특정비밀보호법을 관철했다.
올해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오염수 영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항만 내 0.3㎢ 범위 내에서 완전히 차단되고 있다"고 단언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 측에서 총리의 발언을 대놓고 부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후폭풍에 시달렸지만, 아베 총리는 동요하지 않았다.
아키에 여사는 아베 총리의 '단호한 모습'과 관련해 남편이 과거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중도 사임으로 첫 임기를 마친 뒤 스스로를 다잡으면서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이는 밑바닥을 봤다. '몸과 마음을 새로 단련하겠다'며 산에 오르고 달리고 좌선하며 다양한 사람을 계속 만났다"면서 "의회의 신인처럼 죽을 각오로 선거에 임했고, 그런 나날이 모두 준비 기간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는 자신이 또 다른 원전 사고가 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면서 아베 정권의 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등 '가정 내 야당(野黨)'의 역할을 한다는 평도 있지만, 아내로서 다양한 의견을 전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