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결정하자 이제 관심은 포스코에 쏠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민영화된 대기업그룹이지만 현직 CEO가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두고 지난달 비슷한 시기에 사의를 밝힌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석채 전 KT 사장은 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청와대의 재계 관련 행사에서 잇따라 빠지고 서울 포스코센터, 포항 본사, 광양제철소가 동시다발로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들 총수가 정부 압박으로 물러나고 후임자 선임에도 정부 입김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KT 차기 회장에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이자 전문 경영인인 황 전 사장이 내정되자 포스코는 고무된 분위기다. 내부 승진을 기대해볼 수 있고 외부 인사라도 전문 경영인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내부 인사가 CEO를 계속 맡아왔다.
포스코는 20일 이사회를 열어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차기 회장 인선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재 CEO 후보를 발굴하는 `승계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여명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 내부 인사로 김준식·박기홍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전직 관료 등이다.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정기 주주총회는 내년 3월 14일 열린다. CEO 후보추천위는 주총 2주일 전인 내년 2월 말까지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17일 "누가 차기 CEO가 될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정준양 회장은 13일 "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철강·소재·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더욱 역동적이고 역량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