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2일 사상 처음으로 민주노총 본부에 진입해 12시간에 걸쳐 본부가 있는 경향신문사 건물을 수색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23일 조간 지면을 할애해 '경찰의 사옥 진입에 대한 경향신문의 입장'을 밝혔다.
경향신문은 "민주노총이 입주한 건물의 주인은 경향신문"이라면서 "경찰은 철도노조 파업 후 수차례 철도노조 간부 검거를 위해 경향신문 사옥에 진입할 수 있음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장을 발부받았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예기치 않은 불상사가 우려되므로 신문사 건물에 경찰이 진입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전했다는 것.
그러나 신문에 따르면, 경찰은 22일 경향신문의 동의 없이 기자들이 신문을 만드는 시간에 현관 유리문을 깨고 잠금장치를 부수고 최루액을 뿌리며 강제 진입해 12시간 동안 건물 내부를 장악했다.
이 사이 경향신문 기자들은 5중, 6중의 경찰 차단벽에 막혀 회사 출입에 제한을 받았다.
심지어 "영장 집행을 할 경우 서울경찰청장이 30분 전에 경향신문 측에 직접 연락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는 것.
이에 경향신문은 "경찰이 헌법이 보장한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위협하고, 언론사의 시설물을 파손한 데다 신문 제작에 중대한 차질을 빚은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RELNEWS:right}
이어 "철도노조의 점거 농성에 대해서도 민주노총 사무실이 아닌 경향신문 내 다른 공간에서 벌인 것에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면서, 이번 경향신문 강제 진입 사태에 대해 정부 당국의 책임있는 입장 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22일 민주노총이 입주해 있는 경향신문 건물에 강제 진입했지만 지도부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 강제 진입 과정에서 시민 등 138명을 건물 진입을 방해하는 등의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