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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안갯속 새해 주식시장…'1월 효과' 없나

    • 2013-12-27 14:36

     

    내년 1월 국내 주식시장의 핵심 변수는 경기 회복 기대와 기업 실적, 양적완화 축소 이후의 환율·외국인 동향이 될 전망이다.

    기업 실적 예상치가 낮아지고 엔화 약세 지속이 전망되는 반면에 선진국과 국내 경기의 회복세와 정부의 정책효과에 거는 기대도 커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어느 쪽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전망에도 온도 차가 감지된다. 매년 1월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경향을 일컫는 '1월 효과'를 놓고도 기대 못지않게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리스크와 기대요인이 반반"…코스피 1,930~2,100 범위 등락 예상

    27일 증권업계의 1월 코스피 지수 전망을 보면 하단을 대체로 1,930~1,950으로, 상단은 2,050~2,100으로 보는 곳이 많았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증시를 좌우할 변수들에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있어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리스크(위험)와 기대 요인이 반반"이라고 분석했고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올라갈 요인도 많지 않고 밑으로 갈 요인도 많지 않다"고 봤다.

    하방 요인의 핵심은 엔저다. 지난 18일 미국이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규모를 1월부터 750억달러로 줄이는 테이퍼링을 결정하자 달러 강세에 맞물려 엔화가치가 추락하고 있어서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테이퍼링 발표 직후인 19일 104엔선을 뚫고서 이날 105엔을 돌파할 정도로 가파르게 뛰고 있다.

    테이퍼링이 1월에 시작되면서 엔저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엔화가치의 절하 속도는 예상보다도 빠르다. 국제금융센터가 파악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달러·엔 환율 전망치 평균(12월16~21일 기준)이 3개월 뒤에 104.92엔, 6개월 뒤에 105.58엔이라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4분기 기업의 실적 전망치 하락이 줄을 잇는 것도 걱정거리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업계의 영업이익 전망이 10조원대에서 9조원대로 내려앉은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악재는 이미 상당 부분 12월 주가에 반영된 만큼 1월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1월 첫째 주 삼성전자의 프리어닝 발표가 중요하지만 시장 기대치가 이미 낮아졌으므로 별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류 팀장은 "실적이나 환율 변수는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엔화 약세는 자동차주에 영향을 주는데 현대차는 이미 22만원대로 빠졌다. 다만, 추가로 엔저가 진행되면 더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히 엔저 현상보다는 엔화 약세의 속도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상방 요인으로는 경기 회복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 확정치가 전분기 대비 4.1%(연환산)로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을 비롯해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우리나라도 전년 동기 대비로 3분기 성장률이 7분기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수요는 한국의 수출증가를 통해 국내 기업이익의 본격적인 개선을 이끄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유럽과 중국 경기가 회복되면 우리도 글로벌 증시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며 유럽의 통화정책을 주시할 대상으로 꼽았다.

    이런 맥락에서 1월 우리나라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를 주목할 필요도 있다. 경기의 방향성보다는 속도가 관건이 된 만큼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대, 전년 동기 대비로는 3%대 이상의 흐름을 이어갈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초 중국 상무부의 연례공작회의에서 소비 진작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 '1월 효과' 놓고 의견 분분…외국인과 정책요인이 관건될 듯

    이런 상황 때문에 증시의 1월 효과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환율과 실적 변수 탓에 1월 효과에 의구심을 갖거나 무게를 두지 않는 시각과, 경기 회복 흐름을 바탕으로 1월의 전통적인 상승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엇갈리는 것이다.

    오승훈 팀장은 "1월 효과에 대해선 기대치가 낮아져 있다"며 "실적주와 중소형주가 눌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팀장은 "요즘은 국내 증시에 1월 효과, 서머(Summer)랠리, 크리스마스 랠리 같은 계절적 효과가 많이 사라졌다고 본다"고 본다.

    그는 1월 효과보다는 정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내년 통화정책의 방향을 물가보다 성장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 핵심 사례로 꼽힌다. 나아가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아 포괄적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까지 나온다. 내수에 기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요에서 1월 효과를 찾았다.

    그는 "2008년과 올해의 이례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2000년 이래 1월마다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났다"며 "내년 경제 및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와 새 회계연도를 맞은 외국인들이 자금을 집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에도 원화 환율은 뛰지 않고 있는데다 채권금리가 바닥을 쳤기 때문에 증시에 외국인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박정우 연구원은 "외국인은 새해를 맞아 올해 오르지 않은 종목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신흥국에 대한 인식이 아직 엇갈리는 만큼 공격적으로 사지도 않고 많이 빠져나가지도 않을 것 같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투자전략에 대해선 비슷한 의견이 많았다.

    박소연 연구원은 "자동차는 엔저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이지만 반도체와 핸드셋은 일본과 경합 구도가 아니다"고 평가하고 "부동산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므로 은행주나 내수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준 연구원은 "1월에는 조정보다 상승에 무게를 두고 2,000포인트 이하에선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유지한다"며 반도체, 화학, 철강, 조선, 에너지 등 경기민감 업종의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했다.

    박정우 연구원은 "내수 회복세로 유통주나 은행주를 사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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