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 윤창원기자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국가정보원 개혁법안과 관련해 새누리당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여야가 국정원 개혁법안과 예산안을 일괄 처리하기로 한 30일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서다.
김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개혁 특위 차원에서 이제까지 여야 간사 사이에 잠정적으로 의견 접근을 이룬 내용을 보고 받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대표로서 이 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특위에서 합의한 일정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양당 간사 협의에도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 등 시간을 끌면서 4자회담에서 합의한 핵심조항조차 무시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새누리당 의도대로 적당히 끌려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특히 4자회담에서 합의해 국민에게 공표한 내용 중에서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출입을 통한 부당한 정보활동 통제 등이 빠져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의 3자회담 당시 정부·여당이 약속한 사항이라며 "이제 와서 국정원법에 명시하지 않겠다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야당과 국민, 대통령의 약속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직원이 동향파악 사찰 감시 및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정보수집에 종사하도록 해선 안 된다'는 내용과 같은 최소한의 조항을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정치개입 차단을 위한 공무원법 및 군인사법 개정, 심리전단에 대한 처벌규정 설치 등의 법제화도 촉구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약속하고, 여당이 4자회담을 통해 약속한 최소한의 개혁안조차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국정원 전면 개혁과 특검 도입을 위해 모든 당력을 총동원해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 개혁 특위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전날 경북 청송에서 협상을 벌인 데 이어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막바지 협상을 재개한다.
이에 앞서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회동해 국정원 개혁법안과 예산안, 세법개정안을 놓고 막후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