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찾아왔다.
2000년 첫 성금을 기부한 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4년째 몰래 나타나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5분께 50대 안팎으로 짐작되는 한 남성이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돈을 놓고 갔다'고 알렸다.
이 남성은 통화에서 "주민센터 앞 화단에 있는 '얼굴없는 천사 비' 옆에 돈을 놓았으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이 주민센터 모퉁이에 있는 현장에 달려가 봤더니 그곳에는 돼지저금통과 현금 뭉치가 들어 있는 종이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거기에는 5만원권 지폐와 동전 등 모두 5천여만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금액이다.
성금이 놓여 있던 '얼굴없는 천사 비'는 전주시와 노송동 주민들이 천사의 뜻을 기리고자 세운 것으로 지난해에도 이곳에 돈이 놓여 있었다.
주민센터 측은 성금을 전달한 시점, 방식, 전화 목소리 등을 종합해볼 때 지난 13년간 찾아왔던 그 '얼굴 없는 천사'가 맞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