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평양에서 열린 불꽃놀이(사진=조선신보)
북한당국이 겨울철 관광에 나선 미국인들에게 전례없이 불꽃놀이 행사와 가정집 방문을 허용하는 등 관광사업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미국 뉴저지의 북한관광 전문 여행사인 ‘우리투어스’ 안드레아 리 대표는 1일 "31일 밤 미국인 관광객 5명과 함께 김일성광장에서 평양 시민들과 불꽃놀이를 구경하면서 새해를 맞았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전했다.
리 대표는 "종전에도 평양에서 불꽃놀이가 열렸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현장을 개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뉴욕에서 여러 차례 본 불꽃놀이와 맞먹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또 "과학자 가족들을 위해 새로 지은 거주단지 두곳을 방문했으며, 한 가정은 어린 딸을 둔 젊은 부부였고, 다른 가정은 조부모님들과 손주들이 함께 사는 대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리 대표는 "가정집까지 공개하는 건 상당히 드문 일로 평양 시민들이 새해 명절을 어떻게 보내는지 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가정집 방문에서는 "어떻게 지금 거주지에 살게 됐는지와 어떤 일에 종사하는지, 가족관계는 어떤지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북한 가족들은 한국계 미국인인 자신에게 어떻게 미국에서 살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위해 1,000여 세대에 이르는 21개 동 규모의 은하과학자거리 살림집 준공식를 가졌다.
이들 관광객들은 비무장지대(DMZ)와 개성을 다녀온 데 이어 평양낙원백화점 생맥주 양조장과 대동강맥주 양조장도 돌아봤다.
리 대표는 "낙원백화점 생맥주 양조장은 한 가지 생맥주를 제조하고, 대동강맥주 양조장은 8개 혹은 9개 다른 종류의 생맥주를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들은 북한 맥주 맛에 놀란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2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지난해 개장한 평양 미림승마구락부(클럽)도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전했다.
리 대표는 "평양 순안공항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에 있고 거리에는사람들도 많아 새해 명절 분위기가 다분히 느껴진다"며 차량 증가와 공사 현장도 많이 보인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리 대표는 "북한의 전반적인 정책을 말하긴 어렵지만,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언론에 보도되는 내부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관광객들을 상당히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점차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과거 같으면 승인하지 않았을 관광계획이나 일정도 최근엔 더욱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