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예상을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불과 이틀 만에 시가총액 12조원이 증발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전 11시 23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38% 내린 129만1천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130만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8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이 시각 시가총액은 190조1천634억원으로 집계됐다.
주가는 작년 폐장일(137만2천원)보다 8만1천원(5.9%), 시가총액은 작년 마지막 거래일의 202조947억원에 비해 11조9천313억원이 감소한 금액이다.
새해 첫날 4.59% 급락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세가 뚜렷해지기 전인 지난해 말까지 포함하면 시가총액 감소액은 더욱 커진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이후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종가와 시가총액이 143만3천원과 211조78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남짓 사이에 주가는 9.9%, 시가총액은 20조9천166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업계에선 작년 6월 '삼성전자 쇼크'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6월 5일 주당 154만원을 기록한 뒤 추락하기 시작해 15거래일 뒤인 같은달 26일에는 126만1천원까지 내려갔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외국계 보고서가 나오는 것을 전후해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와 마찬가지다.
앞서 BNP파리바는 전날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8조7천800억원으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3% 내린 20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국내 증권사 8곳도 앞다퉈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과 목표가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일회성 비용과 환율 약세, 스마트폰 성장 둔화 등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하향의 이유로는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와 디스플레이 부문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