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기대상 김혜수, MBC 연기대상 하지원, SBS 연기대상 이보영 (KBS, MBC, SBS 제공)
구랍 30일과 31일, 지상파 3사(KBS 2TV, MBC, SBS)는 연례행사인 '연기대상' 시상식을 방송했다. 한 해 동안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연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연말 시상식은 큰 볼거리다. '연기대상'은 수상뿐만 아니라 연기자들의 특별무대도 이어진다. 이들을 보며 안구 정화를 하고 있노라면 서너 시간쯤이야 금방이다.
매년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는 '연기대상'도 고질적인 부작용이 있다. 바로 수상 남발이다. 상의 개수와 수상 인원이 어마어마하다. 참가자는 모두 상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다. 그래서 '연기대상'은 매년 논란을 빚는다.
일각에서는 '연기대상'의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에미 상(Emmy Awards)'과 같은 통합 시상식을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1949년부터 매년 5월 경에 열리는 '에미 상' 시상식은 연기, 연출, 작가, 프로그램, 영상, 의상, 음악 분야에서 시상이 진행된다. 물론 모든 미국 전역의 모든 방송사 프로그램과 배우, 스태프를 대상으로 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에미 상'과 같이 3사 통합 시상식이 불가능한 걸까. 3사가 명확한 기준을 정하지 않는 이상 통합 시상식은 사실상 어렵다.
'SBS 2013 연기대상'의 연출자 김용재 PD는 3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3사 통합으로 시상식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상자를 선정하는 공정성이 문제가 될 것 같다"며 "공정하게 시상할 수 있는 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에 3사 통합 시상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시상식을 하려면 수상자 선정을 투표식으로 변환해야 한다. 대선처럼 대국민 투표로 하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진행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방송 3사 각각의 기준으로 시청률, 작품성을 따져 종합적으로 집계해 수상자를 선정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100%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방송 3사가 수상에 대한 가이드 라인만 공정하게 정한다면 국내에서도 통합 시상식을 볼 수 있다.
김 PD는 "공정성만 보장되면 (통합 시상식을) 찬성한다"며 "공정성이 없으면 대중도 인정을 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만 해결만 된다면 국내 통합 시상식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