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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성범죄자가 '초범'?…솜방망이 처벌 논란



사건/사고

    연쇄 성범죄자가 '초범'?…솜방망이 처벌 논란

    성폭행 1건·미수 2건 병합 처리 '심신미약' 감형까지…징역 7년

     

    세 차례나 흉기로 여성을 위협해 성범죄를 저지른 30대 남성이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현행 법에 따라 개별 범죄를 합산하지 않고 세 건이 묶여 병합 처리되면서 죄질에 비해 낮은 형량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명문대 대학원을 나와 박물관에서 초등학생에게 천문학을 가르치던 이모(30) 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연희동의 한 원룸의 방범창을 뜯고 침입했다.

    그뒤 이 씨는 집 안에서 자고 있던 중국동포 유학생 A(당시 20세) 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성폭행하려 했지만 A 씨가 거세게 저항하자 수 차례 폭행만 하고 달아났다.

    당시 달아나는 모습이 인근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에 찍히면서 결국 이 씨는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그런데 DNA 대조 결과 4년 전 인천에서 이 씨가 저질렀던 범행 두 건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씨는 지난 2009년 3월 30일 새벽 인천 용현동의 원룸에 침입해 B(당시 22세) 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로부터 한 달여 뒤엔 첫 범행 장소 인근인 용현 4동의 원룸에 들어가 C(당시 19세)씨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고 흉기를 들이대며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C 씨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자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이 씨의 체액 등을 확보했지만 범죄자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서 일치하는 DNA를 찾지 못해 수사는 미궁에 빠졌던 것.

    최소 세 건의 범죄가 드러났지만, 서울 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김하늘)는 성폭력범죄특례법상 강간상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10년 부착 등을 명령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씨에 대한 형량 결정에는 '다수 범죄 처리기준'이 적용됐다. 즉 가장 높은 A 씨에 대한 범죄(징역 5~9년)의 형량 상한에 B 씨에 대한 범죄 형량 상한(5년 6월)의 2분의 1, 그리고 C씨 상대 범죄 형량 상한(5년 6월)의 3분의 1을 더해 징역 5년~13년7월을 선고 가능한 형량 범위로 산정한 것.

    여기에 재판부는 "성 도착증, 강박증 때문에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 씨 측 주장 등을 감형 요소로 보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씨가 2009년 범죄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은 뒤 다시 저지른 동종 범죄로 법정에 섰다면, 이보다 형량이 높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창권 서부지법 공보판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처럼 이 씨의 범죄 3건을 각각 독립된 것으로 보고 집행했다면 이 씨에게 누적 범죄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돼 심신 미약 등으로 감형되더라도 최소 8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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