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에서 만난 대학생 앱 개발자. 왼쪽부터 유차영(카이스트 수리과학과), 설태영(고려대 국문학과), 이준형(고려대 철학과). 이명진 기자 milee@nocutnews.co.kr
대학생들이 개발한 공부를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 수험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주인공은 안드로이드 전용 앱 '스터디 헬퍼'. 이 프로그램은 공부를 하는 동안 불필요한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주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모바일게임 등에서 시도 때도 없이 보내오는 소리와 문자 알림을 차단해주는 것은 물론 날짜별, 목표별 공부량도 자동으로 정리해준다.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이 앱은 출시 3일 만에 다운로드 1000건을 돌파했다. 지금까지 내려받은 이용자수는 2만여 명을 넘는다. 안드로이드 공부 앱 분야에서는 현재 1위를 지키고 있다. 사용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8일 현재 구글 플레이에 올라온 총 569개의 리뷰 가운데 만점인 별 5개를 준 사람만 482명이나 된다. 한 사용자는 "공부를 하다보면 휴대전화 때문에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았는데 강제로 차단시켜주니 공부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평했다.
이 앱을 제작한 주역은 현역 대학생들이다. 고려대생 2명, 카이스트생 1명으로 구성된 이 들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부법을 상담하는 '결심! 공부 도우미' 블로그를 운영하다 스터디 헬퍼를 개발하게 됐다.
이들 가운데 앱을 기획한 설태영(29·고려대 국어국문학과)씨와 이준형(27·고려대 철학과)씨는 고려대 학보사 선후배 사이다. 재능기부 차원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던 중 공부 도우미 앱을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문제는 이러한 기획을 받쳐줄 개발력. 실제 개발을 맡은 유차영(22·카이스트 수리과학과)씨의 합류는 그래서 한편의 드라마 같다. 설씨와 이씨는 기업체 스카우트 제의로 망설이던 유씨를 설득하기 위해 KTX를 타고 스무 번 이상 찾아가 "아이들을 위해 교육 앱을 만드는 일이니 함께 뜻을 모으자"라는 말로 참여를 이끌어 냈다.
설씨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고민을 듣고 앱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유료화 계획을 묻자 그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재로선 유료화 계획이 없다"며 "앞으로 SNS 기능을 더해 스터디 모임에서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스터디 헬퍼는 현재 시험 버전 상태다. 이들은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3월까지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정식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으로의 꿈을 묻자 이들은 "교육용 앱 서비스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