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수돗물이 화학물질에 오염돼 최소 30만명이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주 정부뿐 아니라 연방정부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재난 지역에 대한 구호조치에 들어갔지만 언제 수돗물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이번 사태는 전날 웨스트버지니아주 카나와 카운티에 사는 주민이 수돗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신고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카운티와 주 소방·환경 당국은 추적 결과 산업용 화학물질 제조업체 '프리덤 인더스트리'의 13만ℓ 규모 탱크에서 석탄 가공에 사용되는 '4-메틸시클로헥산 메탄올'이 상수원으로 쓰이는 엘크 강으로 유출됐음을 확인했다.
당국은 최대 1만9천ℓ의 4-메틸시클로헥산 메탄올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화학물질은 인체에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졌지만, 눈과 피부에 통증을 유발하거나 삼키거나 들이마셨을 때 구토,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얼 레이 톰블린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화학물질의 영향권에 있는 주내 9개 카운티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변기 청소용 외에는 쓰면 안 된다고 금지령을 내렸다.
톰블린 주지사는 10일 CNN과 인터뷰에서 "화학물질 농도가 전날보다 낮아졌지만 언제 수돗물을 마실 수 있을지 아직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메스껍거나 어지러움, 피부 통증 등을 느끼는 주민은 바로 병원을 가 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로 학교와 식당 등은 10일 모두 문을 닫았다. 법원도 재판 일정을 취소했다.
병원도 상당수 수술을 취소하고 응급하지 않은 환자를 귀가조치했으며 침구류 세탁을 줄이는 등 물을 아끼기 위한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편의점 등에서 파는 생수는 동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웨스트버지니아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정부에서 생수 등 필수품을 지원하고 인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하라고 명령했다.
프리덤인더스트리는 "불행하고 예상하지 못한 사고"라며 "정부 당국과 함께 사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