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여배우와 몰래 만난다는 염문설이 10일(현지시간) 한 프랑스 연예주간지를 통해 제기되면서 프랑스 대통령들의 여성 편력에 관심이 쏠린다.
다른 나라에서라면 지도자의 도덕성 문제로 비화할만한 사건이지만 프랑스인들은 '대통령의 사생활'이라고 말하면서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성인 간 남녀 관계는 불법이 아닌 한 서로 찬성한다면 개인 문제일 뿐이라는 가치관에서 비롯된 반응이다.
프랑스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재임 기간 이런저런 여성 스캔들을 겪었다.
프랑스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인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재임기간 1981∼1995년)은 1994년 정부(情婦)와 함께 숨겨진 딸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간지 '파리 마치'가 파파라치가 찍은 미테랑 부녀의 사진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미테랑은 재임 때 거의 모든 밤을 정부였던 안 팽조의 아파트에서 보냈고, 둘 사이에서 난 숨겨진 딸 마자린은 엄마와 함께 1996년 미테랑의 장례식에 공개적으로 참석했다.
미테랑 전 대통령은 재임 시 혼외정사로 얻은 딸이 있느냐는 언론인의 질문에 "사실이다. 그게 어쨌다는 것인가. 대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재임기간 1995∼2007년)도 예외는 아니다.
시라크는 지난 2007년 한 인터뷰에서 그가 1970년대 총리 시절 언론인과 오랫동안 불륜관계를 유지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시라크의 부인 베르나데트는 "젊었을 때 시라크가 여성들을 뒤쫓아 다녔다"면서 "그러나 언제나 돌아왔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재임기간 2007∼2012년)도 2007년 취임 직후 11년간 살아온 부인 세실리아와 이혼하고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모델 카를라 브루니와 재혼했다.
이 때문에 정치인과 국민 모두 올랑드 대통령과 여배우 줄리 가예트의 염문설에 대해 대체로 개인 문제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올랑드 대통령에 비판적인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세금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면 모든 사람은 사생활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대통령을 옹호했다.
언론 역사 전문가인 파트릭 에브노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올랑드의 침실 생활은 여론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 "대중이 올랑드 대통령의 조용한 할아버지 이미지보다는 여성을 유혹하는 남성으로서 이미지에 더 관심을 집중한다면 오히려 선거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 등 언론들은 이 문제가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계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비판적으로 봤다.
경제난으로 취임 1년 반 만에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인기 없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쓴 올랑드 대통령은 오는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신년사에서 밝힌 '책임 협약'을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