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을 놓고 정면대결을 하겠다고 시사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발단은 장하성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다. 장 교수는 일단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고 부인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실제로 장 교수에게 출마를 권유하기도 하는 등 서울시장 선거에 독자후보를 출마시키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의 씽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을 맡고 있는 장 교수는 고려대 경영대학장과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을 지내는 등 무게감 있는 인사로 분류된다.
앞서 안 의원 측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은 “새 정치를 할 목적으로 새 당을 만드는데 서울시장 후보를 안 내면 국민이 뭐라 보겠느냐”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 보궐선거 때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원하면서 사실상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안 의원이 박 시장과 갈라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박기춘 사무총장은 12일 “안철수신당과의 연대는 절대 안된다“고 맞불을 놨다.
박 사무총장은 "안철수신당과 우리 당, 둘 중 누가 죽든, 우리 당이 죽어도 연대를 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에는 만약 깨지더라도 부딪혀서 깨져야 하는 선거"라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의 연대설 또는 호남에서는 경쟁, 수도권에서는 부분적인 연대 등 거론되는 시나리오를 모두 폐기하고 정면대결을 해보자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과 안 의원이 각각 후보를 낼 경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있다.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은 “지방선거는 안철수신당과 민주당의 경쟁이 아니라 박근혜정부와 야당이 맞서는 선거가 돼야 모두가 승리할 수 있다”며 연대를 주문했다.
일례로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한명숙 후보가 46.8%를 득표했으나 47.4%의 득표율을 기록한 오세훈 후보에게 패했다. 당시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얻은 3.26%가 패인으로 꼽혔다.
특히 서울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현재 상당한 강세인 만큼 “야당의 표가 갈리면 이긴다”는 말이 새누리당에서도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이어서 안 의원의 행보는 비상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