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치올림픽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를 갖는 피겨여왕 김연아.(자료사진)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올림픽 목표는 소박했다. 금메달이니, 2연패니 하는 거창함보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대회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개인적 바람이었다.
김연아는 15일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빙상국가대표 선수단 미디어 데이'에서 "많은 분들이 금메달, 2연패 얘기하지만 개인적으로 전혀 2연패에 중점을 두지 않고 준비한 만큼 경기하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회없이 마무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4년 전 밴쿠버올림픽 때보다 훨씬 더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김연아는 "밴쿠버 때처럼 '못 하는 죽는다' 이 정도의 마음은 아니다"면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결 부담을 내려놓았다.
연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김연아는 "(실수 없이) '클린하고 싶다'까지는 있지만 '클린해야 한다'는 아니다"면서 "이왕 하는 거 클린하면 좋겠지만 너무 실수를 많이 한다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정도만이다"고 강조했다.(다음은 김연아와 일문일답)
-올림픽을 맞는 각오는.
▲올림픽이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와서 아직까지 실감 안 나고 한 달 시간 동안 준비해온 것들 더 보완해야 할 것 체크해서 훈련할 계획이다. 정말 마지막 대회기 때문에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지만 매 시합 베스트 컨디션 베스트 경기하려는 만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하겠다.
-12일 소치에 들어갈 예정인데 그때까지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
▲특별한 부분은 없다. 그동안 훈련해왔던 대로 밴쿠버 때처럼 올림픽이라 더 많은 노력한다기보다 그동안 경기 때 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만큼 똑같이 할 것이다. 지난 두 대회 통해서 부족한 부분들 찾게 됐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올림픽에서는 좀 더 완벽하게 프로그램할 수 있도록 체크하고 훈련할 것이다. 시즌 막바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좀 더 완벽하게 할 수 있게 완성도를 높일 것이다. 기술적으로 점프는 똑같이 훈련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을 것이다.
-클린 연기 자신감 가졌는지.
▲연습에서도 클린으로 많이 프로그램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데 실전에서는 긴장도 되고 컨디션이 매일 잘 할 수 없기 때문에 매 시합 클린 어렵지만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만큼 두 대회에서 보였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익숙해질 때가 됐다. 때문에 두 대회보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100% 클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훈련을 하고 있다.
-시차 적응? 현지 훈련은.
▲입국 날짜를 정하진 못했다. 확정은 안 됐다. 밴쿠버는 대회 전 훈련지가 같은 나라였지만 시차도 나름 있었다. 조금의 시차도 몸이 변화를 느낀다. 하지만 다른 대회들도 해외에서 했기 때문에 컨디션 맞추는 것은 크게 걱정 안 하고 있다. 올림픽인 만큼 조금 더 일찍 가서 현지 적응을 하게 될 거 같다.
-밴쿠버 때와 소치올림픽을 비교하면.
▲밴쿠버 때도 실감이 나지 않고,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애기했다. 현장에 가야 긴장하는 스타일이다. 가면 진짜 올림픽이다 실감할 것이다. 밴쿠버 때도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진짜진짜 마지막이다. 끝나면 선수 생활 끝이구나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꼭 못 하면 죽는다' 이 정도의 마음은 아니다.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거 같다.
-마지막 연기를 한 두 단어로 표현해줄 수 있나.
▲팬들은 특별하게 생각하겠지만 저는 그냥 마지막 무대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한참 생각하고 웃으면서) 이 질문이 제일 어려운데 홀가분한 마무리?
-올림픽 끝나면 뭘 하고 싶나.
▲선수를 하다 보면 제한적인 게 많고 일상이 운동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컨디션도 음식도 자잘하게 신경 써야 한다. 스트레스, 하고 싶은 것 많은데 너무 오래 선수 생활 해서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끝나도 하고 싶은 것 다 못할 것 같고 시간 많으니까 시합 걱정, 훈련 걱정 없이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가벼운 마음으로 미래를 걱정 안 하고 사는 것만으로도 시원할 것 같다.
-마지막이라 쉬운 연기로 끝낼 수도 있었을 텐데.
▲쇼트프로그램은 괜찮은데 프리스케이팅은 힘들 줄 몰랐다. 하다 보니 탱고 장르도 그렇고 모든 동작이 힘이 들어간 동작이다. 부드러운 음악의 쇼트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강한 음악을 연기한 적이 없었다. 체력적으로 몇 년 전보다는 부담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선택을 했고 돌아갈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프로그램 완성하고 적응하는 기간 동안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몸에 익숙해졌고 경기도 치르고 해서 이제는 괜찮은 것 같다.
-마지막 모습에 대한 목표는.
▲클린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그러나 클린하고 싶다까지는 있지만 해야 한다는 아니다. 이왕 하면 좋겠지만 너무 실수를 많이 한다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정도만이다.
-주목하고 있는 후배들이 있나.
▲특별하게 주목하는 선수는 김해진, 박소연 두 후배들이다. 기대가 된다. 밴쿠버 때는 곽민정도 갔지만 이제는 2명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니어 무대에서 대회 치를 때를 위해 심판들한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큰 기회다. 부담되겠지만 좋은 인상 남겨서 내가 은퇴한 이후에도 한국에 이런 선수도 있다 기억하고 시니어 대회 출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