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자금을 다루는 국민주택기금이 여유자금을 여러개 증권사에 분산 위탁하지 않고 특정 증권사가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투자가 그만큼 규모화된다는 의미로 국내 주식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 국토교통부, 국민주택기금 통합 운영사 선정국토교통부는 국민주택기금 여유자금(사업대기성 자금)을 전담 운용할 2개 기관을 선정해 앞으로 4년간 맡길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국토부는 증권 1개 회사와 자산운용 1개 회사 등 2개 업체를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구용역과 전문가 간담회, 기금운용심의회 등을 거쳐 선정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16일부터 40일간 입찰 공고를 진행한 뒤 2월말에 협상적격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금까지 주택기금 여유자금을 5개 증권사와 자산운용회사에 분산 위탁해 자금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구나 이들 5개 회사는 1년마다 수익률 평가를 통해 수시로 교체돼, 기금 투자에 따른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주택기금 연간 수익률 3%…은행 예금 수준 국민주택기금은 지난 1981년 주택건설 촉진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설립돼 기금 조성액이 지난해 말 현재 46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우선 당장 집행해야 하는 주택건설 지원금과 환급액을 제외한 순수 여유자금은 최근 5년 평균 10조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평균 잔액 16조원 규모로 급증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10조원 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여유자금을 5개 증권사와 자산운용회사에 분산 위탁해 전체 자금의 10%는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 90%는 국채와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경우 5개 회사가 관리해 온 주택기금 여유자금은 평균 3조2천억원 이고, 이 가운데 주식 투자자금은 10%인 3천2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더구나 주식지수와 연동되는 인덱스 자금을 제외하면 실제 주식에 투자되는 엑티브 자금은 1천5백억원 안팎에 지나지 않았다.
이 결과 투자 수익률은 2011년 3.08%, 2012년 4.14%, 지난해는 2.85%로 겨우 은행 금리인 평균 3%대 수준을 유지했다.
◈ 주택기금, 뭉칫돈으로 움직인다…주식시장 변화 예상
국토부가 주택기금 여유자금을 전담하게 될 증권사와 자산운용회사를 5개에서 오는 7월부터 2개로 묶으면 투자가 보다 규모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운영이 가능한 여유자금은 시초가 기준 19조원 규모로, 업체당 9조5천억원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주식 투자 규모도 업체당 9천5백억원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인덱스 자금을 제외한, 실제 주식에 투자되는 엑티브 자금만 5천억원에 달한다.
국내 코스피 거래액이 하루 4조~5조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10%에 달하는 거액이다.
1개 증권사가 국민주택기금 5천억원을 주식에 투자하게 돼 그만큼 주식시장에서 영향력과 파괴력이 커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