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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톨릭 시카고 대교구, 성폭력 사제 30명 신상 공개

미국/중남미

    美가톨릭 시카고 대교구, 성폭력 사제 30명 신상 공개

    • 2014-01-16 09:11

     

    미국 가톨릭 시카고 대교구가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사제 30명의 신원과 혐의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대교구는 이날 교구 내 사제들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총 6천 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공개하면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에 치유를 불러올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시카고 대교구는 신도 수가 약 230만 명에 달하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가톨릭 교구이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시카고 교구 내 성폭력 피해자들의 탄원서와 법정 소송 문건을 포함한 문서들로 사제 30명의 신원이 포함돼 있다.

    시카고 대교구 측 변호인 존 오말리는 이번 자료가 많은 이들을 분노케 할 수 있다며 "가슴 아파서 읽어 내려가기가 힘든 내용"이라고 말했다.

    교회 내부 자료로 보관되어온 문서는 이날 오전 피해자 측 공동변호인단에 전달됐으며 피해자 정보가 제대로 삭제됐는지를 검토한 후 곧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시카고 대교구장인 프랜시스 조지 추기경은 대독 편지를 통해 "이 죄와 악행에 희생된 모든 피해자에게 사죄의 뜻을 전한다"면서 "피해자들이 스스로에 대한 존엄성을 갖고 살 수 있도록 교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다. 피해자 지원 차원에서 금전적 보상도 하겠다"고 밝혔다.

    오말리 변호사는 공개 자료에 대해 "약 95%가 1988년 이전 발생한 사건이고 경찰에 보고된 내용"이라면서 "2006년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성직을 박탈당한 세인트 아가사 성당의 대니얼 맥코맥 전 신부 관련 자료는 곧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 법원이 공개를 허용하지 않아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성폭력 피해자들은 법정 소송을 제기하고 지난 9년동안 가톨릭 교회 측에 사제 신상 공개를 요구해왔다.

    이들은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것"이라며 "교회가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일련의 사건을 통해 무언가 배우기를 기대한다. 다시는 같은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톨릭 교회가 국제적인 문제가 된 사제 성폭력 사건에 대응하느라 피해자들의 오랜 상처를 다시 건드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제의 성폭력 범죄 행위는 오랫동안 '은밀한 비밀'로 감춰져 있다가 주요 언론이 수년 전부터 이 문제를 집중 조명하고 가톨릭 교계에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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