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산림에 큰 불이 나 민가를 위협하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고 학교가 문을 닫는 소동이 벌어졌다.
16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40여㎞ 떨어진 위성 도시 글렌도라 인근 샌개브리얼 산맥의 앤젤레스 국립수목보호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최근 로스앤젤레스 일대를 휩쓸고 있는 건조하고 뜨거운 강풍을 타고 순신간에 번져 80만㎡(약 25만평)의 숲을 잿더미로 만들고 계속 번지고 있다.
특히 산불이 일어난 지역은 주택과 학교가 들어선 글렌도라 중심 지역과 인접해 있어 당국은 곧바로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글렌도라 경찰은 집집마다 다니며 집을 비우고 대피할 것을 주민들에게 지시하는 등 사실상 `강제 소개' 조치를 취했다.
주민들은 간단한 음식물과 옷가지, 귀중품 등을 자동차에 싣고 황급히 대피하느라 글렌도라 시내는 북새통이 벌어졌다.
글렌도라 교육청은 900명이 재학 중인 고다드중학교 등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에 포함된 일부 학교를 일시 폐쇄했다. 고다드중학교에는 소방대책본부가 차려졌다.
또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한 시트러스 대학도 일단 하루 휴교하기로 했다.
소방 당국은 소방관 550명을 동원하고 소방차와 소방 헬리콥터 뿐 아니라 소방용 대형 수송기까지 투입해 불길을 잡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경찰이 방화 또는 실화 용의자 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언론은 이번 불이 지난 2009년 앤젤레스 국립 수목보호지역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대형 산불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모하비 사막에서 불어오는 고온건조한 산타아나 바람이 며칠째 강하게 불어오면서 작은 불씨에도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데다 한번 일어난 산불은 빠르게 번지는 기상 조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