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사망한 영국 BBC방송의 간판 진행자 지미 새빌이 어린이 1천 명 가량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새빌이 스튜디오와 탈의실 등 BBC 방송국 내에서만 소년, 소녀 약 1천 명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외면했다고 영국 일요신문 '옵서버'가 19일 보도했다.
판사 출신의 재닛 스미스는 이런 BBC 내부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공영방송인 BBC의 직원들이 새빌의 성범죄를 사실상 묵인했다는 내용이 밝혀지면 BBC는 또 한 번 큰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BBC 조사와 관련해 상담해 준 피터 손더스 아동기 성학대 피해자협회 회장은 "BBC에서 일했던 많은 이들이 새빌의 범죄를 알고 있었다고 실토했다"라고 말했다.
손더스 회장은 "BBC 맨체스터 지국 직원은 '새빌이 여자들과 어린이들을 데려가곤 하는 방이 있었다. 사실상 공개된 장소나 다름없는 곳에서 성범죄를 당했지만, 누구도 이를 저지할 생각을 못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작년 1월 영국 경찰은 새빌이 1955년부터 2009년까지 성폭행 34건을 포함해 총 214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새빌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한 사람은 450명에 달했으며, 이 중 73%가 18세 미만 미성년자였다.
BBC 내 피해자만 1천 명이 넘는다는 이번 내부조사 결과 보고서가 발표되면 다시 한 번 큰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작년 조사결과 발표 당시 "새빌은 자신의 지위와 명성을 이용해 위기 상황을 모면했다"며 "피해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피해를 보고도 제대로 털어놓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