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부자나라가 된 한국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고성장을 이룬 이들이 가난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에서 사교육과 사치품에 대한 지출이 급격히 늘고 있는 한국이 선진국 진영에서 고령층 빈곤율이 최고 수준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신문은 서울에서는 노인들이 물이 새는 언덕 위의 낡은 집에서 살고, 줄을 서서 급식을 기다리고, 몇천원을 벌기 위해 폐지를 모으는 게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서는 지난 수백년간 이어져온 유교사상으로 자식들이 나이든 부모를 돌봤지만 젊은이들이 도시로 옮겨가면서 이런 효도사상이 약해졌고, 이런 변화는 한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이 급격하게 부유해지고, 이에 따라 최고의 점수와 최고의 직장을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이런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모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린이의 비율이 지난 15년간 90%에서 37%로 낮아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신문은 이런 분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사회안전망을 제때 구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노인들이 과거에 겪었던 가난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이런 사회적 냉대와 정부의 취약한 지원이 심화하면서 노인 자살률이 지난 2000년 이후 3배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