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서의 ‘미니 한일전’에서 기성용(선덜랜드)에 완패한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소속팀에서도 설 자리를 잃을 전망이다. 후안 마타(첼시)의 이적이 임박했다.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다.
가가와는 23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3~2014 캐피털원컵 준결승 2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후반 16분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교체됐다. 결국 맨유는 승부차기 끝에 선덜랜드에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가가와에게 팀 내 최하인 5점을 줬다. 상대 선수의 슈팅을 완벽하게 잡지 못해 골을 내준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와 함께 양 팀 선발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는데 그쳤다. 맨유 선수단의 평균 점수가 7점이라는 점에서 가가와의 부진한 경기력을 분명하게 꼬집는 대목이다.
기성용이 풀 타임 활약하며 연장 후반 맨유 골키퍼 데 헤아의 치명적인 실수로 들어간 동료 수비수 필 바슬리의 골을 만드는 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많은 선수들이 연거푸 실패한 승부차기에서도 침착하게 골 망을 흔든 것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기성용은 8점의 높은 평점을 얻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던 가가와는 당당히 박지성의 뒤를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명문 맨유에 합류했다. 그러나 맨유에서의 생활은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았다. 도르트문트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던 가가와지만 맨유에서는 철저한 조연이었다.
새로운 경쟁자의 합류는 더 큰 위협이다. 특히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가 유력한 마타의 가세로 가가와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마타가 이미 첼시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가가와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없다.
가가와의 가장 큰 문제는 감독과의 포지션 갈등이다. 가가와는 중앙에서 주로 활약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로빈 판 페르시나 웨인 루니가 버티고 있는 맨유에서는 포지션이 겹치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