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는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18%(1조2천300억원) 줄어든 데 원인이 있다.
매출액도 전분기보다 7% 감소한 33조8천9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의 감소는 매출이 줄어든 데 따라 자연스럽게 감소한 수준을 넘어섰다.
실제로 4분기 매출액은 1분기 매출액인 32조8천2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분기 6조5천100억원보다 1조400억원 적은 5조4천700억원을 기록한데서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IM부문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과 관련해 마케팅 비용의 증가나 환율의 영향 등을 들고 있고 일각에서는 높은 성과급도 문제를 삼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에 다다른 것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측을 일찌감치 내놨다. 미국 등 다른 선진시장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이 아직 성장 한계에 다다르지는 않았지만 성장폭은 과거보다 제한적인 상황이다.
결국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이 선진시장보다는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으로 옮겨간 모양새이다. 주력 판매 제품의 자리도 최고급 제품보다는 중가 또는 저가형 제품이 된 셈이다.
이런 시장 환경이 삼성전자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게 전자업계의 주된 관측이다. 여기에 이미 포화한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보조금을 높게 책정하거나 마케팅 비용을 더 많이 쓴 것도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업계와 시장조사업체들의 예상과 달리 스마트폰 판매량 자체도 실적 고공행진을 했던 3분기보다 4분기에 오히려 줄었다고 삼성전자는 밝히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영업이익의 감소를, 최고급 제품보다 중저가 제품에 의존하는 태도가 매출의 감소를 가져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삼성전자로서는 스마트폰 시장에 이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11월 투자분석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 시장에서도 1위를 목표로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새 성장동력이 태블릿PC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태블릿PC 판매량이 2012년과 견줘 갑절 이상으로 성장했고, 올해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전체 휴대전화 부문에서 부동의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어 태블릿PC에서도 1위를 차지하면 명실상부한 3관왕에 오르게 된다.
실제로 태블릿PC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해오던 애플의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판매량 기준 1위 달성은 연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는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