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을 통해 대담함을 과시한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앞으로 더욱 도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일 것이라는 미국 의회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26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미 관계, 핵 외교, 내부상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장성책 처형은 여러 차원에서 김정은 정권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또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엘리트들의 사기가 저하되면서 내부 동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 지도부 차원에서 중국의 대북투자 문제를 다룰 주요 접촉선이 사라지면서 북·중 교역관계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단절될 것"이라며 "다만 김정은의 직접 통제하에 있는 다른 관리들이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의존해온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여파를 끼칠 것"이라며 "앞으로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이 처음 권력을 잡았을 때 많은 분석가들은 아버지인 김정일 측근들, 특히 장성택의 도움을 받아 통치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이후 이 측근들을 숙청하면서 집단지도체제의 개념은 사라졌다"고 풀이하고 "김정일이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지정한 7명 가운데 5명은 숙청됐으며 나머지 2명은 늙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부 관측통들은 유럽에서 교육받은 김정은이 개혁가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으나 취임 이후의 행동은 개방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무자비한 통치행태는 독재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하려는 강한 욕망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김정은 정권은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며 미국은 이 김정은과 평양 내부의 의사결정시스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며 "이에 따라 미국 정책 당국자들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길을 개척해나가는데 힘겨운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