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가 경기도 턱밑까지 왔습니다. 농장 종업원은 물론 공무원까지 밤새워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장담할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평택시 팽성읍 대사리에서 닭 30만마리를 사육하는 성주농장 박종수 상무는 "시화호의 철새 분변에서 AI 양성반응에 이어 26일 평택시와 인접한 천안시 농가 오리에서 고병원성(H5형) AI 감염이 확인되는 등 경기도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농장은 4단계 방역조치로 바이러스 침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농장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는 축산과학원에서 설치해놓은 긴급방역 통제소가, 농장 정문에는 간이방역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또 9천여㎡ 규모의 계사 6개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인진공소독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3중4중 방역망을 거쳐야 한다.
조립식 건물로 지어진 계사는 창문도 설치하지 않아 외부 공기로 인한 전염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박 상무는 "아무리 방역시스템을 잘 갖췄다고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며 "하루 2회 과수원에서 사용하는 강력한 소독기를 이용해 농장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란계 36만마리를 사육하는 평택시 고덕면 동거리 양지농장 사장 김우호(58)씨는 "일산에 사시는 아버지가 농장이나 잘 지키라고 말해 설 연휴에도 찾아뵙지 못하게 됐다"며 서운해 했다.
그는 설 연휴에 종업원들에게도 고향을 찾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고, 자신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기로 결정했다.
AI 공포가 사라지면 넉넉한 설 연휴 대체 휴가를 줄 계획이다.
김 사장은 철저한 방역을 위해 농장 100여m지점에 설치한 간이 통제소 옆에 우편물과 택배 수거함을 마련해 사람과 차량의 통행은 물론 우편물의 반입도 통제하고 있다.
우편물은 CCTV로 확인한 뒤 소독을 거쳐 공장안으로 반입하고 있다.
평택시는 철새들로 인한 감염을 막기위해 헬기방제를 경기도에 건의한데 이어 조만간 평택호 주변과 안성천, 진위천 등 철새 출몰지에 대해 자체적으로 무인헬기를 이용한 방제에 나설 계획이다.
평택지역은 무인헬기 10대(개인사업자 6대.농헙 4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지난 1월부터 무인헬기 자격증이 국가자격증으로 바뀌면서 자격증을 획득하지 못해 무인헬기를 이용한 방제활동이 지연되고 있다.
무인헬기 1대가 하루에 50㏊를 방제할 수 있어 조만간 철새들에 의한 감염을 효율적으로 차단 것으로 보고 있다.
손종천 평택시 산업국장은 "철새 출몰지인 평택호와 안성천, 진위천 습지와 갈대밭에 대한 무인헬기 방제가 이뤄지면 AI 방제에 큰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철새들이 겨울철 답지 않은 푸근한 날씨로 서해안 벨트를 이용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평택호 안성천, 진위천 등에 철새 수십마리씩 출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오후 삽교천과 시화호에 헬기 2대를 투입, 항공방제에 나섰다.
시화호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점에서 10㎞ 반경인 화성시 비봉면과 남양읍 일대 닭 12농가(6만7천마리)는 정부의 항공방제를 크게 반기고 있다.
비봉면의 소규모 닭 사육 농장 주인 조모(57)씨는 "철새로 인한 감염을 줄이는데 가장 큰 효과는 항공방제뿐"이라며 "항공방제가 늦은감이 있다"고 말했다.
닭 470만마리와 오리 70만마리가 사육중인 안성시는 서해안 철새밸트와 다소 거리가 있지만 군부대의 제독차 지원을 요청하는 등 방역에 힘쓰고 있다.
안성시는 평택 화성 등 인근 지역에 감염사실이 확인되면 항공방제 등을 검토하고있다.
김종수 축산과장은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육군 55보병사단 제독차의 도움으로 방역활동을 하는 등 방어 방역에 힘쓰고 있다"며 "AI가 확산조짐을 보이면 산림청 헬기 등을 지원받아 항공방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