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봅슬레이 국가대표 김선옥(가운데)과 신미화(오른쪽)는 각각 35세와 21세로 무려 14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환상의 호흡으로 국가대표 발탁 2년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돌풍을 일으켰다. 평창=황진환기자
무려 14살. 한국 여자 봅슬레이 역사상 최초의 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는 파일럿 김선옥(35)과 브레이크맨 신미화(21)는 무려 14살 차이를 극복하고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다른 팀 종목 선수들이 비슷한 또래들로 한 팀을 구성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14년의 세월을 극복하고 당당히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앞서 이 종목에 도전했던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들은 2년만에 이뤘다.
아이까지 낳은 '열혈 엄마' 김선옥은 적지 않은 나이에 봅슬레이에 뛰어들어 당당히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20대 초반의 꽃다운 나이를 자랑하는 신미화는 코치보다 나이가 많은 파트너와 함께 찰떡 호흡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봅슬레이에 유리한 육상선수 출신이라는 점. 스타트가 성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봅슬레이의 종목 특성상 순발력이 뛰어난 육상 경험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무려 14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당당히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이들의 환상적인 호흡에는 세대차이를 느끼지 못하도록 서로를 위하는 배려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신미화는 "나이차가 적었다면 실수를 했을 때 서로의 탓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우리는 싸움이 없다"면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흡이 좋았다. 같이 생활하면서도 나이차가 많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후배의 젊은 감각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는 김선옥은 "신미화 선수가 젊은 감각의 선수라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면이 많다. 많은 면에서 새롭게 배우고 느끼게 된다"고 화답했다.
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은 경쟁해야 하는 외국의 선수들에 비해 호리호리한 체형이 가장 큰 단점이다. 무거운 선수들이 더 빠른 속도로 경기장을 미끄러져 내려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불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의 각오는 분명하다. 당장의 성적이 아닌 한국 여자 봅슬레이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시발점이 되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