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2일(현지시간) 보수 성향 시민 10만여명이 동성결혼 합법화와 낙태규제 완화 등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우파진영 연대체인 '모두를 위한 시위'(LMPT) 주도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수도 파리에서만 경찰 추산 8만여명(주최측 추산 50만명)이 참가해 '전통적 가족'의 수호를 촉구했다.
프랑스 중부 리옹에서도 최소 2만명(주최측 추산 4만명)이 운집했다.
참가자들은 지난해 통과된 동성결혼법과 여성 동성애자 커플을 위한 보조생식술 등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LMPT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분홍색, 흰색 깃발을 들고 거리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정부가 '가족 혐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보다 좋은 것은 없다'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흔들기도 했다.
성별 고정관념 타파를 위해 시험적으로 시행하는 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폐기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름을 에릭이라고 밝힌 40대 시위 참가자는 "사회의 기초가 됐던 것들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며 "가족에 대한 공격은 국가에 위험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뉘엘 발스 내무장관은 시사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프랑스판 (미국 공화당 내 강경보수파) 티파티'가 형성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시위대를 비판했다.
이날 파리와 리옹 시내에는 경찰병력 2천여명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극우파 학생운동 단체 회원들을 포함해 18명을 이날 구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