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자국 주재 카타르 대사를 불러 최근 도하에서 UAE를 비판한 한 성직자의 발언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항의했다고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3일 보도했다.
UAE 외무부는 전날 파리스 알누아이미 주UAE 카타르 대사를 청사로 불러 이같이 밝히고 카타르 정부가 성직자의 발언을 공식 비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달라고 요구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교·의회담당 국무장관은 "우리는 카타르 정부가 (문제가 된 성직자 발언에 대한)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재발 방지를 보장하기를 기다렸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걸프협력이사회(GCC)의 한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의 대사를 불러 공식 항의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집트 태생으로 카타르에 거주하는 이슬람 수니파의 영향력 있는 성직자 유수프 알카라다위는 최근 금요 예배 설교와 TV 생중계 연설에서 "UAE는 모든 이슬람 율법에 반하는 국가"라고 비난했다.
80대 후반의 그는 무슬림형제단 연계 단체인 국제이슬람성직자협회(IFMS)의 회장이기도 하다.
알카라다위는 지난해 7월 이집트 군부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을 불법적인 쿠데타라며 무르시의 복권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을 자국의 체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여기는 UAE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와 함께 지난해 7월 무르시 축출 직후 이집트 과도정부에 모두 12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최근에는 연방최고법원이 불법단체로 규정된 무슬림형제단 지부를 만들어 활동한 30명에게 무더기로 징역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반면 '아랍의 봄'을 거치면서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지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반정부 시위를 적극 지원,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크게 키운 카타르는 이집트 군부의 무르시 축출을 선뜻 환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