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전후해 충북지역에서 계절 인플루엔자(H1N1)인 일명 'A형 독감' 의심환자가 급증하면서 일부 약국에서 '타미플루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4일 청주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나흘 간의 설 연휴동안 23명이 계절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로 판정을 받아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다.
청주 성모병원 응급실에서도 연휴 시작 전보다 타미플루 처방건수가 평균 1.5배 증가해 70명 가량이 타미플루 약을 샀다.
충북대병원 역시 명절기간 200여명의 환자가 독감증상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방문했고, 한국병원도 A형 독감의심 환자가 줄을 이었다.
청주의료원의 한 관계자는 "연휴동안 독감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부쩍 증가했다"며 "인구 대이동이 진행되던 시점이라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기준 전국적으로 계절 인플루엔자 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15.3명으로 유행주의보 수준(12.1명)을 넘어섰고, 앞으로 한달 동안 50∼60명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꺼번에 환자가 몰리면서 연휴기간 문을 연 소아·청소년과나 종합병원 인근 약국에서는 비축해둔 타미플루가 부족해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을 빚었다.
흥덕구 성화동에 있는 'L' 약국 약사는 "연휴기간 100명 넘게 타미플루 처방을 받고 방문했다"며 "설 직전 80명분을 비축해둔 터라 마지막날에는 그냥 돌려보낸 손님이 30명 가량 됐다"고 말했다.
인근 'S' 약국 역시 "다른 지역 병원에서 '타미플루가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칠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다"라며 "단가가 비싸 대량으로 갖다놓을 수 없는 제품이어서 갑작스러운 수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타미플루 대란'은 더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번 명절기간에는 타미플루를 공급하는 도매업체가 문을 닫는 바람에 수급이 어려웠다는 점, 병원에서 갑자기 늘어난 의심환자 대부분에게 타미플루 처방을 내린 점 등이 품귀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시중에서 유통상 배분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부에서 비축하고 있는 타미플루 보유량이 현재 약 1천300만명분, 전 인구대비 25% 가량이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독감이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백신접종으로 예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발병한 A형 감염은 2009년 유행하던 신종플루로서, 당시에는 새로운 바이러스였으나 현재는 더이상 '신종'이 아닌 일반적인 계절 인플루엔자(A/H1N1pdm09형)로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