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테겐 WFP평양소장(사진=RFA)
"평양에서 외국인이 말 걸어도 어색해 하지않고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젊은이의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11년만인 2013년 3월에 다시 평양에 돌아온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의 슈테겐 평양사무소장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넷 영상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세계식량계획의 곡물 수급 담당자로 북한에서 근무했던 독일 출신의 슈테겐 소장은 "십 년 만에 돌아온 평양의 변화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마다 손전화(휴대전화)를 갖고 다닐 뿐만 아니라 옷 차림새가 눈에 띄게 변했다"며 "2000년 대 초 평양 시민들은 거의 갈색 계열의 어두운 색 옷을 입었지만, 요즘 시민들의 옷차림은 형형색색으로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슈테겐 소장은 "11년 전과 비교해 평양에는 자동차를 비롯한 상점과 식료품점 수가 크게 늘었으며, 종전에는 외국인과 평양 시민이 상품 구매하는 곳이 달랐으나, 지금은 외국인과 내국인 구분 없이 같은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변했다"고 했다.
특히 "10년 전엔 많은 평양 시민들이 외국인을 낯설어 했지만,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동안 평양에 살면서 만난 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은 자신을 스스럼없이 대했다"고 전했다.
슈테겐 소장은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최근 평양에 잇따라 개장한 대형 놀이공원들도 가봤다"고 했다.
평양 물놀이 공원 개장식에는 평양의 대사관 직원들과 국제구호 관계자들이 모두 초대됐고, 미림 승마장도 북한 당국의 주선으로 돌아봤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데니스 로드먼을 포함한 미국의 전직 프로농구선수들과 북한 국가대표 선수들간의 농구경기에도 초대됐었다고도 했다.
슈테겐 소장은 외국인으로서 평양에 사는 가장 어려운 점은 가족과 떨어져 살 수 밖에 없는 환경과 외국 여행이 쉽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북한에 거주하는 국제구호 단체요원들 대부분은 자녀의 교육이나 생활비 문제로 가족을 본국에 남기고 혼자 북한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 "외국 여행을 가려면 사전에 북한 당국에 여행계획서를 제출해서 승인 받아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슈테겐 소장은 "외국인들에게 더 비싼 가격을 적용하는 생활용품 가격도 가족과 함께 평양에서 생활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