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발령된 27일 오후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 주변 갈대습지 생태공원에서 항공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6일은 지난 1월16일 전북 고창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생하고 21일째가 되는 날이다. 이것은 AI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인 21일이 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들어 온 20건의 AI 의심신고는 1월16일 이전에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돼 뒤늦게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역학 분석이 가능했지만, 오늘(6일) 이후 발생하는 AI 의심신고는 발생 기간 중에 감염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전혀 달라진다.
정부의 AI 방역활동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 정부, “지금까지의 AI 발생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질병관리본부는 AI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가 21일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AI는 1월16일 이전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논리를 펴왔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천안이 발생하고 평택에 의심신고가 됐으니까 방역대가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가 몇 번 수차례 말을 했듯이 AI 바이러스 잠복기가 21일이기 때문에 1월16일 최초 신고 이전에 뿌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AI가 철새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자연발생이지 방역을 잘못해 발생한 인재(人災)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그러면서 사람과 차량에 의한 수평 전파는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오늘(6일) 이후 발생하는 AI 의심신고는 철새로 인해 전파됐든 사람과 차량에 의해 전파됐든 1월16일 이후 감염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방역대가 뚫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6일, AI 확산 여부 판가름하는 분수령 될 듯
농식품부는 지난달 16일 이후 AI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철새도래지에 대한 예찰과 소독활동은 물론 닭과 오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했기 때문에 6일을 기점으로 AI 확산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국장은 “현재 AI 진행 상황을 평가한다면 ‘산발적인 발생이다’라고 본다”며 “정부의 방어막 등을 통해서 다른 곳으로 확산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충북 음성 종오리 농장과 전북 정읍 토종닭 농장에서 의심신고가 들어 온 이후 5일까지 사흘째 추가 신고가 없는 상황이다.
또, AI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가창오리와 큰기러기 등 철새들도 서서히 북상하고 있어 사람과 차량에 의한 수평전파만 막는다면 AI 확산세는 눈에 띠게 줄어 들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