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州)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6일(현지시간) 압도적인 표차로 주 하원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같은 내용의 법안이 상원에서도 가결처리된 바 있어 의회 절차는 완전히 마무리됐다.
따라서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만 서명하면 최종 확정돼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법안 통과는 미국의 지방자체단체로는 동해의 병기사용을 규정한 최초의 사례라는 의미가 크다. 또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의 경우 모두 7개주에서 함께 사용할 가능성이 커 '동해병기'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주 하원은 이날 낮 리치먼드 소재 의회 의사당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티머시 휴고(공화) 의원이 발의한 '동해 병기' 법안(HB 11)을 표결에 부쳐 찬성 81표, 반대 15표로 가결처리했다.
휴고 의원은 표결 직전 '동해' 병기 표기가 필요한 역사적 이유를 설명한 뒤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주 하원내에서 유일한 한인계 의원인 마크 김(민주) 의원과 로버트 마샬, 잭슨 밀러 의원 등이 지지발언을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교과서 문제는 버지니아주 의회가 다룰 사안이 아니다"는 명분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버지니아주 교육위원회가 승인하는 모든 교과서에 '일본해'가 언급될 때는 '동해'도 함께 소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법안은 지난달 29일 하원 교육위원회 소위원회 문턱을 찬성 5표, 반대 4표로 넘고 나서 이달 3일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도 찬성 18표, 반대 3표로 통과했다.
상원은 지난달 하원 법안과 동일한 내용으로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SB 2)을 소위→상임위→전체회의에서 역시 큰 표차로 처리한 바 있다.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한 것은 주미 일본 대사관이 로펌을 고용해 조직적으로 동해 병기 반대를 위한 로비를 펼치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 간 외교전으로 비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상·하원 법안 조율 작업을 거쳐 통합 법안을 매콜리프 주지사에게 넘기고 주지사가 서명하면 최종 확정된다.
이럴 경우 법안은 오는 7월 1일부터 발효해 미국의 새 학기가 시작되는 2015학년도부터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가 함께 적히고 학생들도 동해라는 이름을 배우게 된다.
매콜리프 주지사는 지난해 주지사 선거 운동 과정에서는 동해 병기 법안을 지원하겠다고 한인단체 등에 약속했지만, 이후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주미 일본대사를 면담하고 나서 측근을 통해 의회에서 법안을 무산시키기 위한 방해 공작을 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그러나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등을 만나고 나서 연합뉴스에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서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