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1위를 달리던 모바일 게임 '플래피 버드'가 10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퇴출됐다.
개발자인 베트남 청년 응웬 하 동(29)이 갑자기 이 게임을 내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응웬은 전날 트위터(@dongatory) 계정을 통해 "죄송합니다, '플래피 버드' 사용자 여러분, 지금으로부터 22시간 후 '플래피 버드'를 내리겠습니다. 더는 견딜 수 없군요"라며 퇴출 결정을 알렸다.
그는 이어 "법적인 문제와 관련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그것을 그대로 둘 수 없을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플래피 버드'를 매각하는 것도 아닙니다. 묻지 말아 주십시오"라면서 "(플래피 버드가 아닌) 게임 개발은 계속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플래피 버드는 10일 오전 2시 30분께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검색은 가능했으나 내려받으려고 시도하면 "고객님께서 구입하려는 아이템은 이제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즉 미국 애플 앱 스토어에서는 응웬이 예고한 시간에 퇴출된 상태였다.
다만 미국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10일 오전 3시 50분까지도 퇴출이 완료되지 않았다.
플래피 버드는 지난해 5월 나온 후 한동안 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스마트폰을 빠개 버리고 싶을 정도로 어렵고 중독성 있는 게임'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올해 1월부터 다운로드 건수가 급속히 늘어 무료 애플리케이션 1위를 차지했다.
다운로드 건수는 안드로이드로만 5천만건, 하루 평균 광고 매출은 5만 달러, 월 광고 매출은 150만 달러에 이른다.
개발자 응웬이 이 게임을 내리기로 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크게 2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나는 일부 사용자들이 퍼부은 비난을 응웬이 견디지 못했다는 설이다.
"너무 어려워서 정상적으로 게임을 할 수 없다"거나 "믿을 수 없이 높은 점수가 나오는 것은 조작이 분명한데 왜 이를 내버려 두느냐"는 등 비난을 참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에는 "시카고에서 10대 형제가 이 게임을 하다가 최고 점수 17점을 낸 형이 동생에게 '너는 최고 점수가 겨우 6점이냐'고 놀리면서 다툼이 벌어졌고, 이에 격분한 동생이 형을 17차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해 구속됐다"는 풍자 기사가 나와 트위터 등에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져 나가기도 했다.
물론 실제로는 웃기려고 꾸며낸 패러디 기사지만, 일부 사람들이 사실로 오인할 정도로 이 게임이 어려우면서도 중독성이 심하다는 얘기다.
또 다른 추측은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설이다.
이미 최근 몇 주간 이 게임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응웬은 막대한 돈을 벌었다.
또 이 게임이 갑자기 인기를 끌긴 했지만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언제 내리막길을 걸을지 모르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