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세자 부자, 동물보호 이중적 태도 입방아

사냥 다음날 야생동물 불법거래 근절 메시지 발표

영국 왕실의 찰스 왕세자와 아들 윌리엄 왕세손 등이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바로 다음날에는 야생동물 보호와 불법 거래 근절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발표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입방아에 올랐다.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 부자는 오는 13일부터 런던에서 열리는 동물보호를 위한 국제회의를 앞두고 세계적으로 귀중한 일부 동물들이 심각한 위협에 처해있음을 경고하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은 영상 메시지에서 같은 옷차림으로 나란히 앉아 "우리 부자는 야생동물의 불법거래에 맞서 싸우는 전 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31세의 윌리엄 왕세손은 9분짜리 분량의 메시지에서 "우리가 당면해 있는 끔찍스런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귀중한 동물들이 위협을 받고 있는) 추세가 반전될 것으로 여전히 낙관한다"고 말했다.

찰스 왕세자 부자는 "야생동물을 위하여 하나가 되자"(Let's unite for wildlife)는 말로 영상 메시지를 끝맺었다. 이들은 영국정부 주최로 열리는 국제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부자 외에 해리 왕자 등은 '야생동물의 불법거래 근절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 스페인에서 야생동물을 사냥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BBC방송은 이들 일행이 부동산재벌인 웨스트민스터 공작 제럴드 카벤디쉬 그로스베너 소유 스페인의 사냥 휴양지에서 지인들과 산돼지와 사슴 등 야생동물을 사냥하며 휴식을 즐겼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왕세손의 경우 그동안 동물보호 운동에 앞장서 왔다.

스페인 인터넷 언론 싱크스페인은 산돼지 등은 불법 거래로 위협을 받는 동물도 아니고 사냥도 합법이지만 일부에서 윌리엄 왕세손 등을 이중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으며 동물 애호가로서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