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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동해안 122cm폭설 '도심마비' 피해속출

    기상청 11일까지 5~15cm 눈 더 내려

    10일 오전 강릉지역에 닷새째 1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도심 전체가 설국을 연상케하고 있다.

     

    강원 동해안과 산간 지역에 닷새째 1m를 훌쩍 넘은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면서 도심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등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영동지역 대부분 학교가 임시휴업에 들어갔고, 출퇴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지는 등 폭설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릉을 비롯한 영동과 산간지역에 지난 6일밤부터 시작된 눈은 닷새째 쉴새 없이 쏟아지며 기록적인 적설을 보이고 있다.

    10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진부령 122cm를 비롯해 강릉 104.5cm, 동해 82cm, 속초 75cm 등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시령과 강릉 왕산면, 삼척지역은 기상청이 CCTV로 적설을 관측하고 있지만, 워낙 많은 눈이 내리면서 지금은 관측조차 불가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 산간마을 고립…교통통제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면서 강릉 왕산을 비롯한 일부 산간마을은 고립되고 교통이 통제되는 등 주민들이 폭설로 인해 겪고 있는 불편도 늘고 있다.

    30여개 버스 노선이 단축 운행되면서 강릉 왕산을 비롯한 산간마을은 말그대로 고립상태에 놓였다.

    눈이 어른 허리춤까지 쌓였지만 제설작업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면서 주민들은 그저 눈이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종학 왕산면장은 "대부분 어르신 홀로 사는 곳이 많아 스스로 눈을 치울 수 없어 고립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몸이 아프거나 긴급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삼척시 미로면∼하장면을 잇는 댓재 구간과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456번 지방도 옛 영동고속도로 구간(대관령 옛길)도 월동 장구 장착 차량만 제한적으로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눈사태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던 고성∼인제 간 미시령 동서관통도로 상행선 2차로는 13시간여 만에 통행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도로공사는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과 동해고속도로 전 구간에도 많은 눈이 내린 만큼 월동장구를 갖추고 운행할 것을 조언했다,

    설악산과 오대산국립공원의 입산도 전면 통제됐으며, 동해안의 선박들은 가까운 항·포구로 긴급 대피했다.

    10일 강릉지역에 닷새째 1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진 가운데 이른 새벽 시민들이 차량운행을 포기한 재 도보로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 동해안 166개교 임시휴업·붕괴사고 속출

    영동지역 초중고교 중 80%에 해당하는 166개 학교가 이날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임시 휴업 학교는 초등학교 105곳, 중학교 31곳, 고교 24곳, 특수학교 2곳, 유치원 4곳이다.

    특히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강릉과 동해, 고성 등 3개 시·군은 초·중·고교 전체 학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갔으며, 11일도 동해안 83개 학교가 휴업에 들어가는 등 학사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붕괴 사고 등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지난 9일 강릉시 포남동의 한 조립식 주택 지붕이 무너지고, 앞서 강릉시 안현동의 한 양식장 내 비늘하우스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되는 등 영동지역에서만 30여 동의 시설물 피해가 집계됐다.

    특히 이번 눈은 눈구름이 바다에서부터 만들어져 습기를 많이 머금은 무거운 눈이어서 비닐하우스와 축사, 선박 등 시설물 피해가 것으로 우려된다.

    강릉·동해·삼척·속초·고성·양양·태백과 평창·정선·홍천·인제 산간 등 11개 시군에 여전히 대설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기상청은 11일까지 동해안과 산간에 5~15㎝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눈이 그치고 피해조사가 본격화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눈은 평상시 눈보다 무거은 습설인 만큼 비닐하우스와 건물의 지붕붕괴, 선박 등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0일 강릉지역에 1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진 가운데 주택가 이면도로에 중장비가투입돼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 동해안 지자체와 주민들 '눈과의 전쟁'

    기록적인 폭설이 이어지면서 영동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은 그야말로 '눈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강원도와 동해안 각 시·군은 고속도로와 국·지방도 등에 1천여 명의 인력과 6백여 대의 장비를 투입해 제설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또한 군 장병과 경찰 등을 산간마을에 투입해 진입로를 확보하는 등 고립마을 구조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잇다.

    이와 함께 영동지역 주민들도 내집 앞 눈치우기에 동참하며 제설작업에 연일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쌓인 눈이 워낙 많은데다 눈이 그칠 기미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10일 강릉지역에 1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주택가 주민들이 눈을 치우느라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

     

    주민 김형우(36.강릉)씨는 "강릉에 눈이 많이 온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길게 오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어 이제는 정말 지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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