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법원이 티베트에서 대량 학살을 저지른 혐의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전직 중국 고위 지도자 5명에 대한 체포 영장을 공식발부했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법원은 작년 11월 장 전 주석, 리펑(李鵬) 전 총리 등에 대해 체포 영장 발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로 지연되다가 이날 고등법원 판사인 이스마엘 모레노가 공식 서명했다.
모레노 판사는 "장 전 주석은 티베트인을 고문하고 그들의 인권을 짓밟은 자신의 부하에 대해 감독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모레노 판사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티베트인 대량 학살 혐의로 장 전 주석 등을 체포하라고 요청했다.
스페인은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반인륜적 범죄 등 국제 범죄에 대해서 자국에서도 재판할 수 있는 보편적 재판 관할권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의 친티베트 단체는 티베트에서 벌어진 대량학살을 처벌해 달라며 스페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스페인 법원이 공식적으로 중국 전 지도부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하자 중국은 예상대로 거세게 반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스페인의 관련 기관이 중국의 엄정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강한 불만과 함께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