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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노후 따뜻하게 지켜주는 '연금4형제'

    • 2014-02-12 10:55

    주효앙의 Let's make Money

    부동산 투자는 전형적인 노후대비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부동산 시장은 침체에 빠진지 오래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적은 돈을 넣고도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변액연금ㆍ즉시연금ㆍ농지연금ㆍ주택연금 등 '연금4형제'를 활용하는 거다.

     

    15.7%. 우리나라의 개인연금 전체 가입률(2012년 개인연금가입현황)이다. 연금을 통한 노후 준비가 매우 취약하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다. 통계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724명을 대상으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을 물어본 결과, 저축(27.1%)과 국민연금(20.3%)의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수적인 노후 대비 방법이던 부동산 투자(3.8%)는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부동산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과 언론은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이뤄왔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부의 관점에서 바라본 얘기일 뿐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수준은 1997년 외환위기(IMF)와 다를 바 없다. 국민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지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청년의 취업대란이다. 젊은층의 취업이 어려운 건 그들의 눈이 높아서만은 아니다. 취업에 성공한 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들어갈 곳이 없는 것이다. 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삶이 풍요로운 것도 아니다. 소득(월급)은 정체됐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특히 대중교통비와 식비가 크게 올랐다. 2013년 6월 안전행정부와 통계청이 조사한 '주요 서민생활물가' 자료를 보면, 냉면ㆍ비빔밥이 2012년 1월보다 각각 5.8%, 6.6% 올랐다. 공공요금도 줄줄이 올랐다. 지난해 6월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사용량 516MJ 기준)은 2012년 1월보다 430원이 오른 1만1278원으로 집계됐다. 유감스럽게도 직장인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항목이 오른 셈이다. 오죽하면 이런 말까지 나돈다. "4인 가족이 온전한 삶을 영위하려면 경제활동을 하는 가장의 연봉이 대략 8000만원이어야 한다." 지금으로선 꿈 같은 소리 아닌가.

    이런 맥락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 준비에 어려움을 겪거나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노후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언젠가 우리가 맞닥뜨릴 수밖에 없고,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우리는 노후라는 현실에 눈을 크게 뜨고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노후를 즐기는 법이다.

    노후를 준비하기 전 몇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다. 예전과 달리 최근엔 '내 집 마련'이 노후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국민연금은 현재 노년층에게 이득이 될지는 몰라도 젊은 세대에겐 불확실한 미래를 뜻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는 국민연금이 얼마나 더 늦게 지급되고, 연금수령액이 얼마나 줄 것인지 따지느라 여념이 없는 게다.

    "작은 금액이라도 적립하라"

    가장 좋은 방법은 복지를 통해 노년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작은 금액이라도 미리 개인연금으로 넣어두고 노후를 대비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팁을 제시하자면 변액연금ㆍ즉시연금ㆍ농지연금ㆍ주택연금을 개인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변액연금은 대표적인 상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연금과 달리 펀드에 투자를 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연금을 받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금리 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물가 헤징(hedging)' 수단이다. 헤징이란 상품가격ㆍ이자율ㆍ환율 등 변동리스크에 대한 기업의 노출도를 줄이는 걸 말한다. 이를 테면 새롭고 혁신적인 금융상품의 개발을 통해 가격변동성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다.

    변액연금을 통해선 전액 비과세 혜택(10년 이상 유지시)을 받을 수 있고 부부가 사망하는 순간까지 연금을 받는다.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큰 수혜를 돌려받는 셈이다. 변액연금이 노후를 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꼽히는 것은 이 때문이다.즉시연금은 목돈을 일시금으로 넣고 그에 따른 이자를 매월 연금형식으로 지급받는 상품이다. 지난해 은퇴자들이 노후 대비 목적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상품이 즉시연금이었다. 적용이자는 연 4% 수준으로 은행예금 이자보다 높은 편이다. 2억원까지 비과세혜택이 적용된다는 장점이 있다. 즉시연금이 은행의 정기예금과 자주 비교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즉시연금에 적합한 대상은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이들이다. 은퇴 예정자라면 은퇴를 대비하는 방법으로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 만 45세 이후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농지연금은 농지를 갖고 있는 은퇴자에게 적합한 노후대비법이다. 농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더 이상 농지를 경작할 수 없거나 원치 않을 경우 농어촌공사를 통해 농지를 담보로 연금을 지급받는 것이다. 이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농지를 담보로 연금을 받으면서도 임대인을 두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거다. 임대 수입을 별도로 챙길 수 있음을 뜻한다. 일거양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서 농지를 보유한 은퇴예정자 혹은 은퇴자에게 좋다. 65세 이상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주택연금은 주택을 담보로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연금을 지급받는 것이다.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거주하면서 연금을 지급받는다. 만 60세 이상부터 가입이 가능하며 보유주택만 있으면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다. 개인연금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 혹은 공무원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을 지급받거나 이보다 금액은 적지만 퇴직연금을 함께 받는다면 노후가 마냥 불안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저축만으로 노후 대비하기 어려워

     

    이제 저축은 노후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방법이 아니다. 언제, 어떻게, 무슨 일로 돈이 사용되고 사라질지 예측할 수 없어서다. 최소한 앞을 내다보며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려면 일찌감치 준비해야 한다. 결혼을 한 상태에서 노후를 위해 준비한 게 없다면 개인연금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밝은 미래는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 노후 대비의 8할은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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