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이집트의 차기 권력자로 꼽히는 압델 파타 엘시시 원수의 대선 출마 지지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엘시시 원수와의 회담에서 대선출마를 앞두고 있는 엘시시 원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신이 이집트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집트 국민의 운명을 책임지는 임무를 떠맡는 이 같은 결정은 아주 책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개인적으로, 그리고 러시아 국민의 이름으로 대선 승리를 기원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엘시시 원수의 대선 출마를 지지한데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하며 이집트 통치자를 결정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나 미국이 아닌 이집트 국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물론 우리는 어떤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며, 솔직히 말하면 이집트를 통치할 사람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나 푸틴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집트인들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이집트와 러시아의 관계 개선이 이집트와 미국의 강력하고도 오래된 역사적 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이집트가 자유롭게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추구할 수 있으며 이것이 우리의 공통의 이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이집트를 군사, 경제적으로 지탱해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시시는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엘시시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특히 군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을 띠고 있다.
세계 최대의 무기 수출국중 하나인 러시아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초까지만해도 긴밀했던 이집트와의 군사관계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국간 협력관계는 이집트가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원조를 받기 시작하면서 급속히 약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