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4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회동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압박 등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후 두 번째로 중국을 찾은 케리 장관은 첫 일정으로 시진핑 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회동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미중 양국은 북한 문제와 동북아시아의 과거사 문제, 중·일간 갈등, 미·중 현안 등 중요한 현안을 협의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과 신형대국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면서 "대화와 상호신뢰·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견해차를 적절하게 관리함으로써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관계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강대국간의 관계 발전은 미국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시 주석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조속한 시기에 시 주석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3월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회담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케리 장관은 시 주석에게 북한의 상황 악화 조치 방지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리 장관은 전날 서울에서 "중국도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 지도자와의 만남에서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도발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하면서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장 처형 이후의 북한 정세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이어 오후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국무위원과도 별도 회동을 가졌다.
이에 앞서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열어 한반도 문제 및 동북아 정세 등을 논의했다.
케리 장관은 왕 부장에게 시 주석과의 회동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왕 부장은 "서로의 핵심이익과 중대관심사를 존중 고려함으로써 갈등과 모순을 적절히 처리하고 충돌과 대결 없이 상호 존중, 협력·공영하는 신형 대국관계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중국 고위인사들과의 회동에서 지난해 중국이 선포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을 비롯해 남중국해에 대한 추가적인 방공식별구역 선포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사 갈등,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영토 분쟁 등 중일간 갈등에 대해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