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당 정부가 도입한 초등학교 성 고정관념 타파 교육이 정치적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고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가 14일 보도했다.
프랑스 교육부는 작년 가을 시작한 신학기부터 초등학교 600곳에서 시범적으로 성 고정관념을 없애는 교육 프로그램인 '평등ABCD'를 시행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성별로 미리 정해져 있지 않으며 남녀는 평등하다는 것이 그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이 교육 내용에 대해 보수적인 학부모와 우파 야당은 사회당 정부가 진보적인 내용을 초등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학교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진보적인 '젠더(성역할) 이론'을 가르친다는 소문도 돌았다.
1970년대 만들어진 미국 좌파 이론인 젠더이론의 핵심은 사람의 정체성은 본질적 특성이 아니라 외부적으로 구성, 반복되면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우파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장 프랑수아 코페 대표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초등학교 교재를 비판하면서 이 교육에 대한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확산했다.
코페 대표가 예로 든 '모두가 벌거벗은'(Tous a poil)이라는 책에서는 사업가, 선생님, 경찰관 등이 모두 옷을 벗고 해변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코페 대표는 "이 책을 보니 등골이 오싹하더라"면서 초등학교 교재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르피가로는 '장은 엄마가 두 명, 탕고는 아빠가 두 명'과 같은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는 책도 젠더이론을 퍼뜨리는 교재로 비판받으면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뱅상 페이용 교육부 장관은 '모두가 벌거벗은'을 초등학교 교재로 추천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하면서 "코페 대표가 극우파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