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사립대 체육학과에서 반바지나 치마 착용, 화장을 금지하고 '다나까 말투'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신입생 생활규정 문서를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서울의 A대학에 따르면 전날 한 온라인 게시판에 '생활체육학과 규정'이라는 인쇄물의 사진이 올라왔다.
인쇄물은 신입생은 "안녕하십니까 ○○대학교 생활체육학과 14학번 ×××입니다"라고 인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다나까' 말투를 사용해야 하고 '요'자 사용은 금지되며 압존법을 사용해야 한다.
전화를 할 때에는 선배가 먼저 끊기 전까지는 끊어서는 안 되며 통화가 가능한지 물어봐야 한다.
용의 복장도 까다롭다. 남자는 염색·파마를 할 수 없으며 백팩만 가능하고 크로스 백은 착용할 수 없다.
여자는 BB크림까지 가능하지만 화장이 금지돼 있다. 반바지·흰색이나 밝은 색 바지·치마·구두·워커·슬리퍼 등도 착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 선배들과 있을 때 모자 쓰고 있지 않기, 학교 안에서 이어폰을 끼지 않기,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무슨 일이든 선배에게 먼저 보고하기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 규정은 지난주 재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13학번 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학과 특성상 축구·골프 등 다양한 종목의 운동선수로 활동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예전부터 학생들끼리 만들어 내려온 전통으로 보인다"며 "문건까지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운동을 잘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 것은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를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학과의 홈페이지에는 "대학이 군대냐", "아직도 이런 악습이 남아있다니…" 등 군대식 문화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