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버스 테러는 이집트 집권 군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차원에서 자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고 권력을 잡은 군부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경제적인 타격도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무르시 정권을 축출한 뒤 과도 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군부가 이슬람주의자들을 억압하면서 게릴라식의 대 정부 투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금까지 이슬람 무장세력이 군인과 경찰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지만 이제는 직접 관광객을 노려 이집트 관광 산업 위축을 꾀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1990년대 이슬람 무장단체 일원 카말 하비브의 분석을 전했다.
과도정부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쇠퇴한 경제를 부흥시키는 것을 정당성의 기반으로 생각하고 있어 이슬람 무장세력이 이집트 경제의 핵심인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려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성지를 지키는 사람들)'가 이집트 군부지도자 뿐 아니라 '경제와 관광산업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과도 상통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테러학회 회장인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무르시 축출 이후 집권 군부에 저항하는 이슬람주의 세력이 정권에 타격을 주기 위해 이번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며 "이 경우에는 꼭 한국인을 노려 테러를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지난해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미국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강조한 것 등을 볼 때 이슬람 극단 세력이 미국 우방에 대한 공격의 하나로 한국인 기독교 성지 순례자를 노렸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