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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아프리카

    참혹함 가시지 않은 이집트 테러 현장

    • 2014-02-18 09:39

    폭발 여파로 버스 유리창 40m 날아가

     

    폭탄이 터질 당시의 엄청난 충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17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 기자가 찾은 이집트 시나이반도 타바 국경 인근에는 노란색의 관광버스가 이틀째 처참한 몰골로 방치돼 있었다.

    폭발 사건이 발생한 지 만하루가 훨씬 지났지만, 현장 주변에는 버스 차체와 고무, 천 등이 불에 탄 냄새가 진동했다.

    중앙에 형형색색으로 'CRAFT'가 새겨진 버스는 그야말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버스 앞쪽 철제 지붕은 폭발 여파에 왼쪽 방향으로 휘어진 채 하늘로 솟구쳐 있었다.

    자폭 테러범이 오른쪽 탑승구 바로 앞쪽 주변에서 폭탄을 터뜨렸다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증거인 셈이다.

    가로, 세로 약 1㎡ 크기의 버스 정면 유리창은 앞쪽으로 40m 거리를 날아가 산산 조각났다.

    옆면과 뒷면 유리창도 모두 파괴돼 버스 내부는 훤히 보였다.

    전체 15열 정도의 좌석도 뼈대만 남은 채 폭발 당시의 처참함을 그대로 전달했다. 버스 앞쪽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의자 대부분이 뒤쪽으로 크게 휘어졌다.

    버스 정면에서 왼쪽으로 3m 거리의 철재 담장도 무기력하게 쓰러져 있었다.

    경찰통제선을 치고 현장을 감시하는 한 30대 경찰관은 한국 취재진을 향해 "버스 탑승구 앞쪽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라인이 설치된 구역 안에는 주인을 잃은 신발과 옷가지 조각, 버스 철재 파편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버스 앞쪽 검은색 대형 타이어는 옆쪽으로 고꾸라져 있었다.

    목격자인 이집트인 모에즈(38.영어 관광 가이드)는 한국 취재진에 자발적으로 다가와 "당시 폭발음이 워낙 커 500m 밖에서도 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쾅'하는 소리를 듣고 현장에 와 보니 버스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시신과 부상한 사람이 뒤엉켜 있었다"고 회상했다.

    사건 현장은 이집트와 이스라엘 국경 검문소에서 불과 150여m도 안 되는 지점에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을 오가는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지역 주민의 시선은 당연히 이 버스를 놓칠 수 없었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은 폭이 약 20m에 달하는 도로를 지나갈 때마다 처참한 모습의 버스 사진을 카메라와 휴대전화에 담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버스 앞 배경의 최고급 고층 호텔과 유독 대조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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