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중 붕괴사고로 10명이 숨진 부산외대는 총학생회와 대학이 갈등을 빚으면서 올해 처음으로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차량 지원만 했고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교직원이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부산외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대학 당국과 학생회가 공동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총학생회 단독으로 주관했다.
총학생회가 외부 행사로 진행하자며 예산지원을 요청했지만 대학 측은 올해 새로 이전한 캠퍼스 시설을 이용해 이달 말 1박2일 일정으로 행사를 진행하겠다며 예산지원을 거부했다가 행사를 허가하고 버스 25대 비용만 지원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총학생회 단독으로 진행하면서 학교에서는 교수 1명과 교직원 2명만 행사에 따라갔다. 학교와 총학생회가 공동 주관한 지난해 행사까지는 대부분의 교수와 직원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총학생회 자체 행사로 진행되면서 지도교수 등 다수의 교직원이 참여하지 않아 행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대학 모 교수는 사고후 SNS를 통해 "올해 전까지는 오티를 학교 당국에서 지원해 더 좋은 곳에서 진행했고 교수들도 모두 참여했는데 올해는 학교 당국의 반대로 재정지원을 하지 않았다. 총학생회 행사로 진행돼 재정상 시설이 더 좋지 않은 곳에서 행사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저나 동료 교수들이나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거나 못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사고 당시 교수와 직원이 아예 리조트를 떠나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음주여부를 체크하기 위해 식당과 객실을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행사에 참여한 교수와 직원 2명이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학교 측 예산지원이 적어 값싼 리조트를 정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학교 측은 "원래 다른 곳을 예약하려했는데 다른 대학에서 먼저 예약을 해놔 마우나오션리조트를 선택했다"며 "마우나리조트가 주변 리조트에 비해 숙박료가 싼 곳도 아니다"고 말했다.
폭설이 내린 지역에 있는 마우나오션리조트를 행사장으로 정한 데는 대학 측의 이런 무책임한 행정 탓도 있지만 학생회 측의 준비소홀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