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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결국 '인재'

     

    17일 밤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학생 등 10명이 사망하고 103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가 약한 샌드위치 패널 건물에 많은 눈이 쌓였는데도 수 백명이 넘는 학생 행사를 유치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참사 역시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중 '참변'

    참사는 지난 17일 밤 9시 7분쯤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 리조트에서 체육관 지붕이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강당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이 건물은 1층 1천205㎡규모의 철골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졌다.

    이 사고로 체육관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부산외대 여학생 7명, 남학생 2명과 이벤트 직원 1명 등 10명이 숨졌다.

    이날 부산외대 아시아학부와 유럽미주학부 학생 등 1천12명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리조트를 찾았는데, 이 가운데 아시아학부 학생 등 560명이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는데 순식간의 사태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학생들이 변을 당했다.

    ◈ 폭설 등 기상악화 구조에 어려움

    사고가 나자 소방당국과 경찰, 공무원, 군부대 등 인력 1천590여명과 장비 104대가 투입됐다. 경북도지사가 직접 현장 지휘했고, 경주시와 울산시, 부산시, 경북경찰청, 해병1사단, 육군 50사단이 지원했다.

    하지만 리조트가 해발 500m 지점에 위치해 있고 계속된 폭설로 도로가 완전히 치워지지 않고 미끄러워 구조대가 리조트에 접근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사고 현장 주변에 초속 1.6m가 넘는 바람과 함께 눈·비가 내리는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사망자 및 부상자 구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18일 새벽 붕괴 사고가 난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이 매몰자 구조를 위한 밤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송은석 기자)

     

    ◈ 지붕 붕괴, 폭설만 원인인가?

    사고는 샌드위치 판넬 구조의 단층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가운데가 푹 가라앉아 알파벳 V자 형태로 내려앉은 모습이다.

    경주 양남면 지역에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거의 매일 눈이 내리며 80㎝가량 쌓였다. 이 때문에 체육관 지붕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붕괴된 것이 1차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1㎝의 눈이 쌓일 경우 1㎡당 1.5㎏의 하중이 실리게 된다. 특히 이번 폭설은 습기를 머금은 '습설'로 일반적인 눈보다 2~3배 가량 무겁다는 게 기상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리조트 강당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잘못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체육관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강당의 특성상 건축물 중앙부분 등에 기둥을 아예 설치하지 않도록 설계됐을 가능성이 크다.

    또 시공 과정에서 정품 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등 설계도와 다르게 부실한 공사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사고 건물 안전진단 전무?

    리조트 체육관 시설은 2009년 6월 경주시에서 체육관 시설로 허가를 받았는데, 같은해 9월 사용 승인이 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물 안전관리와 관련한 특별법상 안전관리 대상기준 면적인 5천㎡이상 규모에 미치지 못해 그동안 안전 진단을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우나오션 리조트 본관 건물은 2종 대상시설인 관광숙박시설이어서 지난해 상.하반기 1차례씩 정기점검을 받았다.

    경북도 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사고가 난 강당 시설은 안전점검 대상에 들지는 않지만 건축물 소유주가 일차 관리 주체이기 때문에 자체 관리점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로 사망한 부산외대 학생들의 친구들이 임시 빈소가 마련된 울산 북구 21세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슬픔에 빠져 있다. (송은석 기자)

     

    ◈ 국과수 합동 정밀 감식 속도

    이와 관련해 경찰은 체육관 붕괴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오전부터 국과수와 합동으로 사고 현장 정밀 감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무너진 구조물이 시방서 대로 건축됐는지 여부와 건축허가를 받은 뒤 불법 증,개축이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리조트와 이벤트 업체를 상대로 폭설 제설작업을 하지 않고 별도의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이날 사고 현장을 찾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사망자와 부상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장례와 보상 협의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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