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지붕이 붕괴해 대학 신입생 10명이 숨진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참사 소식에 서울 소재 일부 대학들이 잇달아 오리엔테이션(OT) 일정을 취소하는 등 OT 시즌을 맞은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건국대와 중앙대, 동덕여대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중 예정된 외부 OT 행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건국대는 16개 단과대 중 이미 외부 OT 행사를 다녀온 6개 단과대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단과대의 외부 OT 계획을 취소하고 학내에서 열리는 예비대학 일정만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중앙대는 외부 행사를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교육부 권고에 따라 이날 오전 긴급 회의를 열고 가급적 예정된 신입생 OT 행사를 취소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에게 전달했다.
학생회장들은 학교 측의 입장을 고려해 조만간 OT 행사 개최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동덕여대도 긴급 교무위원회를 열고 오는 21∼22일 예정됐던 총학생회 주관 OT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학과별 신입생 OT만 진행하기로 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사고와 관련해 학부모들의 우려 섞인 민원이 온종일 제기됐다"며 "매년 OT와 관련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어제 큰 사고가 일어난 만큼 '안 가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은 OT를 당장 취소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우려를 반영해 행사 장소의 안전 상황을 이전보다 더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서울대는 본부 차원에서 각 단과대에 안전성 여부를 사전에 점검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총학생회과 OT 개최 전에 안전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OT 장소가 기업 연수원 등 안전한 장소인 만큼 27일 예정된 OT를 그대로 추진하되 주량제한, 안전 순찰제 운영 등을 시행한다.
한양대는 안전 문제 점검을 위해 OT 장소 사전 답사를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하고 안전상 문제가 발견되면 단과대 학장의 권한으로 OT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서을여대도 OT 장소의 건물안전을 재차 확인하고 음주 등 안전사고 위험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꼼꼼하게 검토 중이다.
숭실대는 OT 주관 부서에서 행사 장소의 안전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조금이라도 위험 요인이 발견되면 행사 개최를 재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