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로 사망한 부산외대 학생들의 친구들이 임시 빈소가 마련된 울산 북구 21세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슬픔에 빠져 있다. 사진=송은석 기자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이 위험수위를 넘자 부산외대 측이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주요 포털 사이트의 기사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거나 숨진 학생들을 비방하는 악성 댓글이 수없이 달려 유가족과 생존 학생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있다.
부산외대 측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악성 댓글 게시자들의 행동이 나머지 학생들에게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킬 만큼 심각한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고대책본부는 일단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악성 댓글에 동요하지 말고 자정의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하고 인터넷에 올라온 악성 댓글 가운데 고인을 욕되게 하는 비방, 특정 지역 비하 발언, 욕설 등을 모두 스크리닝하고 있다.
학교 측은 비난 댓글의 내용과 수위를 분류한 뒤 관할 경찰서에 수사 의뢰하는 등 구체적인 강경대응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생존한 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이 큰 상태인데 각종 악플로 인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숨진 학생들의 명예와 생존 학생들의 보호를 위해서 엄중히 대응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악성 댓글이 도를 넘자 보다 못한 누리꾼들이 직접 나서 악플러들을 고소할 움직을 보이고 있다.
자신을 현직 변호사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경주 붕괴사고 관련해 기사에 달린 322개의 악플을 캡처했다"며 "사건이 일단락되면 유족분들의 의향에 따라 악플러들을 고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른 누리꾼들도 악플러 고소와 관련된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고, 이를 반영하듯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비난 댓글 신고가 폭주하고 있다.
국내 유명 A포털 사이트 관계자는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와 이집트 버스 테러 등의 기사에 악성댓글을 삭제해 달라는 신고가 평소보다 2~3배 가량 늘었다"며 "보통 24시간에 관련 내용을 처리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사안이 중요한 만큼,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