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세계적인 멸종 위기 종으로 꼽히는 쥐가오리를 보호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반도 면적의 26배에 달하는 해역을 쥐가오리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23일 정부가 인도네시아 주변 해역 580만 ㎢를 쥐가오리 보호구역으로 지정, 쥐가오리를 포획하고 수출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쥐가오리 보호에 나선 것은 쥐가오리 어업을 계속하는 것보다 이를 이용한 관광산업 육성이 더 큰 이익이 된다는 보호단체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열대 해역에서 주로 서식하며 다 컸을 때 크기가 8m에 달하는 쥐가오리는 어류 중에서 크기가 가장 큰 종의 하나로 꼽힌다. 쥐가오리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심각한 멸종 위기 종으로 규정한 '적색목록'에 올라있다.
쥐가오리는 수명이 50년 정도로 길지만 8∼10년 성장 후에야 2∼5년에 새끼를 한 마리 낳을 정도로 생식이 느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중국 전통의학에서 아가미가 약재로 사용돼 수요가 늘면서 인도네시아에서도 포획량이 증가해왔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은 지난해 쥐가오리를 국제거래 규제 대상으로 지정, 회원국에 쥐가오리 수출 허가제도를 도입해 국제거래를 엄격히 관리하도록 했다.
야생동물 보호단체들은 쥐가오리 한 마리는 포획되면 가격이 40∼500달러에 불과하지만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면 평생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1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해양어업부 아구스 데르마완 해양보전국장은 "인도네시아는 현재 세계 2위 쥐가오리 생태관광국으로 연간 1천5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보호구역이 잘 운영되면 세계 1위 쥐가오리 관광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